[만도상장 첫날 단독 인터뷰]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위기와도 인재와 기술 모으면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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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도 인수할 때처럼 KCC와 공조체제 유지할 것
한라건설 부채비율 150%로 감축
한라건설 부채비율 150%로 감축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55)은 19일 오전 8시10분께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 도착했다. 현대자동차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베라크루즈를 타고서였다. 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이 만도 상장 전까지는 차를 바꾸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왔다"며 "만도 재상장에 대한 의미를 그만큼 크게 부여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만도의 상장 기념식이 시작된 오전 8시50분.정 회장은 "만도가 상장폐지된 지 10년 만에 재상장에 성공했다"는 사회자의 말에 감회어린 표정으로 한참 동안 박수를 쳤다. 주변 사람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악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 회장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만도 상장에 대한 약속을 지켰다는 부분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과 기쁜 마음,책임감을 동시에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 외환위기 때 만도를 매각한 뒤 2008년에 되찾았습니다. 오늘 재상장을 앞두고도 마음고생이 많았을 텐데요.
"힘든 날이 있으면 좋은 날도 올 거라 생각했습니다. (고통 뒤에) 얻는 것도 분명히 있을 거란 희망을 가졌지요. 가장 중요한 점은 직원들이 희망을 버리지 않고 다시 일어섰다는 겁니다. 그게 정말 대단한 일이죠."
▼만도의 기업가치에 대한 시장평가가 무척 좋습니다. 그룹 전반의 성장전략을 어떻게 가져갈 계획인가요.
"그룹 전체의 시너지를 내는 게 중요합니다. 계열사 하나하나를 튼튼하고 우량한 회사로 만들어야죠.그런 차원에서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한라그룹은 지난 1월 신사업추진실을 만들었습니다. 향후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가 관건인데요,기존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변화시킬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건설경기가 좋지 않은데 한라건설 재무구조엔 문제가 없습니까.
"한라건설은 2000년에 한 번 증자한 후 자본금을 확충하지 못했어요. 때문에 재무구조가 좀 취약해졌지요. 만도 상장을 앞두고 한라건설에 대한 유상증자(1440억원)를 실시했습니다. 1년 전부터 준비해서 지난달 성공적으로 진행했지요. 이제 한라건설의 재무건전성은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부채비율을 연말께면 150~160% 선으로 낮출 수 있을 거예요. 수익성과 성장성이 모두 좋습니다. "
▼과거 계열사이던 한라공조가 매물로 나오면 인수를 검토할 의향이 있는지요.
"저는 한라공조의 초대 사장을 지냈어요. 한라공조는 굉장히 좋은 회사입니다. 에어컨 컴프레서(압축기)란 핵심 기술도 갖고 있지요. 그리고 창립 멤버들이 지금도 근무하고 있어요. 한라공조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많습니다. 다만 아직 (한라공조 매각에 대한) 진전 사항이 없기 때문에 지금은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가 없네요. "
▼한라그룹은 외환위기 때 큰 시련을 겪었습니다. 당시와 비교할 때 경영관에 어떤 변화가 생겼습니까.
"10년 전엔 아시아 쪽만 문제가 됐어요. 지금의 위기는 동시성,그리고 전면성의 성격을 띠고 있죠.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란 얘기입니다. 그래도 10년 전과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역시 경쟁력 있는 회사는 살아남더라는 거죠.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느꼈던 것은 주위에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내부에서 공감대를 형성, 단결해 나가면 그 기업은 반드시 살아남는다는 겁니다. 당장 여의치 않더라도 후일을 도모할 수도 있고요. 기술이나 사람,이런 데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는 기업이 생존할 수 있다는 점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
▼비전을 어떻게 가져가고 있습니까.
"사랑받는 기업이 되자는 것,그리고 우량하고 튼튼한 세계적인 기업이 되자는 게 작년에 세운 중장기 목표입니다. 요즘 많이 얘기하는 친환경이나 사회적 책임,지배구조의 투명성도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주변의 모든 이해집단이 기꺼이 사랑해줄 수 있는 기업,그런 곳이야말로 영속성이 있는 회사입니다. 또 재무구조가 튼튼하고 능력이 있고 어느 정도 규모도 되는 그런 회사가 돼야 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2015년까지는 세게 밀고 나갈까 해요. "
▼만도 인수 과정에서 KCC 등 범(汎) 현대가의 도움을 받았는데요.
"2년여 전 만도를 되찾아올 때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마지막으로 지원해 주셨거든요. 의향을 여쭤보니 선뜻 갖다 쓰라고 하시는 거예요. KCC 덕분에 아주 좋은 모양을 갖추게 됐지요. 다른 회사들은 기업 인수를 추진할 때 돈을 빌려서 하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KCC 참여로 100% 에쿼티 파이낸싱이 된 거죠.작은아버님께서 이번에 만도가 재상장에 성공했다는 얘기를 듣고 굉장히 기뻐했다고 해요. 그 말씀 들으니 더 감사하고 기쁩니다. 앞으로도 좋은 프로젝트가 나오면 계속 같이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
▼정 명예회장을 자주 찾아뵙나요.
"물론입니다. 집안의 제일 큰어른이시고,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시죠."
▼아이스하키를 후원하고 계신데요.
"진짜 좋아서 지난 15년간 후원해온 겁니다. 아이스하키와 한라는 비슷한 점이 굉장히 많아요. 두 가지만 말씀드리자면,우선 아이스하키는 비인기 종목이거든요. 사람들이 잘 몰라요. 한라도 소비재 산업을 안해서 그런지 사람들이 잘 몰라줍니다. 또 하나는 경기가 아주 재밌어요. 직접 보면 더 재밌죠.한라도 재밌는 회사거든요. 들어와서 일하면 즐겁습니다. 미국이나 캐나다 같은 곳에 출장을 가서도 시간이 날 때마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를 봤습니다. 과거 위니아를 계열사로 두고 있을 때 세일즈 프로모션 차원에서 팀을 만들었는데 정이 들었습니다. 특히 그룹이 어려울 때 우승까지 해줘 큰 힘이 됐죠."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정 회장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만도 상장에 대한 약속을 지켰다는 부분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과 기쁜 마음,책임감을 동시에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 외환위기 때 만도를 매각한 뒤 2008년에 되찾았습니다. 오늘 재상장을 앞두고도 마음고생이 많았을 텐데요.
"힘든 날이 있으면 좋은 날도 올 거라 생각했습니다. (고통 뒤에) 얻는 것도 분명히 있을 거란 희망을 가졌지요. 가장 중요한 점은 직원들이 희망을 버리지 않고 다시 일어섰다는 겁니다. 그게 정말 대단한 일이죠."
▼만도의 기업가치에 대한 시장평가가 무척 좋습니다. 그룹 전반의 성장전략을 어떻게 가져갈 계획인가요.
"그룹 전체의 시너지를 내는 게 중요합니다. 계열사 하나하나를 튼튼하고 우량한 회사로 만들어야죠.그런 차원에서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한라그룹은 지난 1월 신사업추진실을 만들었습니다. 향후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가 관건인데요,기존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변화시킬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건설경기가 좋지 않은데 한라건설 재무구조엔 문제가 없습니까.
"한라건설은 2000년에 한 번 증자한 후 자본금을 확충하지 못했어요. 때문에 재무구조가 좀 취약해졌지요. 만도 상장을 앞두고 한라건설에 대한 유상증자(1440억원)를 실시했습니다. 1년 전부터 준비해서 지난달 성공적으로 진행했지요. 이제 한라건설의 재무건전성은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부채비율을 연말께면 150~160% 선으로 낮출 수 있을 거예요. 수익성과 성장성이 모두 좋습니다. "
▼과거 계열사이던 한라공조가 매물로 나오면 인수를 검토할 의향이 있는지요.
"저는 한라공조의 초대 사장을 지냈어요. 한라공조는 굉장히 좋은 회사입니다. 에어컨 컴프레서(압축기)란 핵심 기술도 갖고 있지요. 그리고 창립 멤버들이 지금도 근무하고 있어요. 한라공조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많습니다. 다만 아직 (한라공조 매각에 대한) 진전 사항이 없기 때문에 지금은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가 없네요. "
▼한라그룹은 외환위기 때 큰 시련을 겪었습니다. 당시와 비교할 때 경영관에 어떤 변화가 생겼습니까.
"10년 전엔 아시아 쪽만 문제가 됐어요. 지금의 위기는 동시성,그리고 전면성의 성격을 띠고 있죠.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란 얘기입니다. 그래도 10년 전과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역시 경쟁력 있는 회사는 살아남더라는 거죠.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느꼈던 것은 주위에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내부에서 공감대를 형성, 단결해 나가면 그 기업은 반드시 살아남는다는 겁니다. 당장 여의치 않더라도 후일을 도모할 수도 있고요. 기술이나 사람,이런 데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는 기업이 생존할 수 있다는 점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
▼비전을 어떻게 가져가고 있습니까.
"사랑받는 기업이 되자는 것,그리고 우량하고 튼튼한 세계적인 기업이 되자는 게 작년에 세운 중장기 목표입니다. 요즘 많이 얘기하는 친환경이나 사회적 책임,지배구조의 투명성도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주변의 모든 이해집단이 기꺼이 사랑해줄 수 있는 기업,그런 곳이야말로 영속성이 있는 회사입니다. 또 재무구조가 튼튼하고 능력이 있고 어느 정도 규모도 되는 그런 회사가 돼야 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2015년까지는 세게 밀고 나갈까 해요. "
▼만도 인수 과정에서 KCC 등 범(汎) 현대가의 도움을 받았는데요.
"2년여 전 만도를 되찾아올 때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마지막으로 지원해 주셨거든요. 의향을 여쭤보니 선뜻 갖다 쓰라고 하시는 거예요. KCC 덕분에 아주 좋은 모양을 갖추게 됐지요. 다른 회사들은 기업 인수를 추진할 때 돈을 빌려서 하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KCC 참여로 100% 에쿼티 파이낸싱이 된 거죠.작은아버님께서 이번에 만도가 재상장에 성공했다는 얘기를 듣고 굉장히 기뻐했다고 해요. 그 말씀 들으니 더 감사하고 기쁩니다. 앞으로도 좋은 프로젝트가 나오면 계속 같이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
▼정 명예회장을 자주 찾아뵙나요.
"물론입니다. 집안의 제일 큰어른이시고,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시죠."
▼아이스하키를 후원하고 계신데요.
"진짜 좋아서 지난 15년간 후원해온 겁니다. 아이스하키와 한라는 비슷한 점이 굉장히 많아요. 두 가지만 말씀드리자면,우선 아이스하키는 비인기 종목이거든요. 사람들이 잘 몰라요. 한라도 소비재 산업을 안해서 그런지 사람들이 잘 몰라줍니다. 또 하나는 경기가 아주 재밌어요. 직접 보면 더 재밌죠.한라도 재밌는 회사거든요. 들어와서 일하면 즐겁습니다. 미국이나 캐나다 같은 곳에 출장을 가서도 시간이 날 때마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를 봤습니다. 과거 위니아를 계열사로 두고 있을 때 세일즈 프로모션 차원에서 팀을 만들었는데 정이 들었습니다. 특히 그룹이 어려울 때 우승까지 해줘 큰 힘이 됐죠."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