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경택 "연평해전서 희생된 젊음 3D로 담아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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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우리' 제작 준비하는 곽경택 감독
천안함 사태로 관심 높아져…제작과정 기록 노하우 전수
천안함 사태로 관심 높아져…제작과정 기록 노하우 전수
남북이 서해에서 교전했던 제2차 연평해전의 실상을 담은 3D영화 '아름다운 우리'가 제작된다. 총 180억원을 투입해 다음 달 말께 촬영을 시작하고 내년 설 즈음에 개봉할 예정이다.
'아름다운 우리'는 21세기에 일어난 전쟁담인 데다 사실상 첫 3D영화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아이엠픽쳐스와 진인사필름이 공동으로 제작하며 '친구'의 곽경택 감독(사진)이 연출한다. 방송계와 영화계를 넘나들며 종횡무진 활동하는 곽 감독을 만났다.
"한 · 일월드컵이 한창이던 2002년 6월29일 제2차 연평해전이 일어났습니다. 1차전에 패배한 북한군이 보복 공격을 해온 거지요. 우린 선제공격을 할 수 없는 교전수칙 때문에 먼저 한방 맞고 시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1차전에서 승리한 지휘관들은 햇볕정책 때문에 한직으로 좌천됐어요. 유족들의 상심이 얼마나 컸겠습니까. 보상의 문제가 아니라 보훈의 문제이지요. 한 유족은 아예 미국으로 이민갔습니다. "
곽 감독은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보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는 인식에서다. 특히 천안함 사태로 연평해전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고 안보의식도 커졌다.
"그나마 이명박 정부가 2차 연평해전에서 숨진 전사자 6명의 이름을 따서 '윤영하함''황도연함' 등 4척의 군함을 진수시켰습니다. 그렇다고 지난 정권에 대해 비판하자고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좌우가 다 볼 수 있도록 휴머니즘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줄 겁니다. 살아 있다면 올해로 서른 살인 그들이 가졌던 꿈과 그것을 더 이상 실현할 수 없는 안타까움 말이죠."
3D 제작은 갑자기 기획된 게 아니다. '아바타'가 흥행한 덕분에 투자를 받게 된 것이다.
"할리우드 영화 '트랜스포머'를 보면서 컴퓨터그래픽(CG)의 한계를 느꼈습니다. 3D로 보여줬더라면 더 흥미로웠을 거예요. 그래서 '친구'와 '똥개' 등에서 공동 작업했던 황기석 촬영감독과 몇 년 전부터 차기작을 무조건 3D로 찍자고 얘기했어요. '아바타'가 개봉되기 전인 작년 10월만 해도 회의론이 대세여서 진행하지 못했지요. "
그는 3D영화를 제작하는 게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비용이 30억원 더 들고 일반 2D영화와 문법도 다르기 때문이다. 카메라와 관련된 셋업이 기존의 두 배나 크다. 왼쪽 눈과 오른쪽 눈을 대변하는 두 개의 렌즈를 지닌 리그카메라를 써야 한다. 촬영장에서 카메라를 올려놓는 트랙도 더 무거워진 3D 장비를 견디도록 재설계해야 한다.
임권택 감독이 1960년대 연출한 3D영화와는 제작 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이다. 당시에는 한 개의 카메라로 메인 장면을 찍고 거울에 비친 반사화면을 따로 찍어 일치시켰다. 그러나 두 화면을 일치시키는 게 어려워 눈의 피로와 두통 등을 수반했다.
"3D시대가 다가온 만큼 누군가는 시작해야 합니다. 시간이 걸리고 어렵더라도요. 몇 팀이 도전할 계획이니 머지않아 국내에도 3D 전문가들이 탄생할 겁니다. 황기석 촬영감독은 상하이엑스포를 3D 영상으로 찍은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진과 테스트 촬영을 많이 했습니다. 아마 국내 영화계에서는 경험이 가장 많을 겁니다. 이번 영화는 '3D빈치'란 회사를 설립해 촬영하고 제작 과정을 백서로 만들어 노하우를 다른 영화인들에게 전수할 계획입니다. "
그는 곧 3D 영상이 일반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3~4년 후에는 안경 없이 볼 수 있는 3D 영상도 출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3D 이후에는 스크린이 필요 없는 홀로그램으로 갈 것이라는 예측까지 곁들였다.
"중량감 있는 감독들이 앞장서 끌고가야 한국 영화산업이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칸영화제에서 작가로 인정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는 미국시장에서 우리영화를 터뜨리는 데 관심이 더 큽니다. " 그는 할리우드 자본을 투자받아 할리우드 스타를 기용,한국에서 촬영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그 사이 조선의 마지막 왕자 이우씨 얘기를 다룬 방송드라마도 먼저 연출할 계획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아름다운 우리'는 21세기에 일어난 전쟁담인 데다 사실상 첫 3D영화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아이엠픽쳐스와 진인사필름이 공동으로 제작하며 '친구'의 곽경택 감독(사진)이 연출한다. 방송계와 영화계를 넘나들며 종횡무진 활동하는 곽 감독을 만났다.
"한 · 일월드컵이 한창이던 2002년 6월29일 제2차 연평해전이 일어났습니다. 1차전에 패배한 북한군이 보복 공격을 해온 거지요. 우린 선제공격을 할 수 없는 교전수칙 때문에 먼저 한방 맞고 시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1차전에서 승리한 지휘관들은 햇볕정책 때문에 한직으로 좌천됐어요. 유족들의 상심이 얼마나 컸겠습니까. 보상의 문제가 아니라 보훈의 문제이지요. 한 유족은 아예 미국으로 이민갔습니다. "
곽 감독은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보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는 인식에서다. 특히 천안함 사태로 연평해전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고 안보의식도 커졌다.
"그나마 이명박 정부가 2차 연평해전에서 숨진 전사자 6명의 이름을 따서 '윤영하함''황도연함' 등 4척의 군함을 진수시켰습니다. 그렇다고 지난 정권에 대해 비판하자고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좌우가 다 볼 수 있도록 휴머니즘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줄 겁니다. 살아 있다면 올해로 서른 살인 그들이 가졌던 꿈과 그것을 더 이상 실현할 수 없는 안타까움 말이죠."
3D 제작은 갑자기 기획된 게 아니다. '아바타'가 흥행한 덕분에 투자를 받게 된 것이다.
"할리우드 영화 '트랜스포머'를 보면서 컴퓨터그래픽(CG)의 한계를 느꼈습니다. 3D로 보여줬더라면 더 흥미로웠을 거예요. 그래서 '친구'와 '똥개' 등에서 공동 작업했던 황기석 촬영감독과 몇 년 전부터 차기작을 무조건 3D로 찍자고 얘기했어요. '아바타'가 개봉되기 전인 작년 10월만 해도 회의론이 대세여서 진행하지 못했지요. "
그는 3D영화를 제작하는 게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비용이 30억원 더 들고 일반 2D영화와 문법도 다르기 때문이다. 카메라와 관련된 셋업이 기존의 두 배나 크다. 왼쪽 눈과 오른쪽 눈을 대변하는 두 개의 렌즈를 지닌 리그카메라를 써야 한다. 촬영장에서 카메라를 올려놓는 트랙도 더 무거워진 3D 장비를 견디도록 재설계해야 한다.
임권택 감독이 1960년대 연출한 3D영화와는 제작 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이다. 당시에는 한 개의 카메라로 메인 장면을 찍고 거울에 비친 반사화면을 따로 찍어 일치시켰다. 그러나 두 화면을 일치시키는 게 어려워 눈의 피로와 두통 등을 수반했다.
"3D시대가 다가온 만큼 누군가는 시작해야 합니다. 시간이 걸리고 어렵더라도요. 몇 팀이 도전할 계획이니 머지않아 국내에도 3D 전문가들이 탄생할 겁니다. 황기석 촬영감독은 상하이엑스포를 3D 영상으로 찍은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진과 테스트 촬영을 많이 했습니다. 아마 국내 영화계에서는 경험이 가장 많을 겁니다. 이번 영화는 '3D빈치'란 회사를 설립해 촬영하고 제작 과정을 백서로 만들어 노하우를 다른 영화인들에게 전수할 계획입니다. "
그는 곧 3D 영상이 일반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3~4년 후에는 안경 없이 볼 수 있는 3D 영상도 출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3D 이후에는 스크린이 필요 없는 홀로그램으로 갈 것이라는 예측까지 곁들였다.
"중량감 있는 감독들이 앞장서 끌고가야 한국 영화산업이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칸영화제에서 작가로 인정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는 미국시장에서 우리영화를 터뜨리는 데 관심이 더 큽니다. " 그는 할리우드 자본을 투자받아 할리우드 스타를 기용,한국에서 촬영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그 사이 조선의 마지막 왕자 이우씨 얘기를 다룬 방송드라마도 먼저 연출할 계획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