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발표 이후…] 김정일 비자금 동결…무기수출 차단…北 '피마르게' 만든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제재 방안 윤곽…北의 손해는
천안함 침몰 책임을 묻는 정부의 대북제재 방안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직접적인 군사적 타격을 제외하고 북한을 옥죄는 수단들을 총동원,곧 실행에 옮긴다는 방침을 정하고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등에서 구체적 '액션 플랜'을 점검했다. 제재가 가시화되면 북한은 막대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엔 안보리 제재
유엔은 두 차례의 북핵 실험으로 대북 제재 결의 1718호,1874호를 적용하고 있다. 때문에 추가 제재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기존 1874호의 이행을 강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내달 초 유엔 안보리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북한에 강력한 책임을 묻고 1874호 이행을 강화하는 내용의 규탄결의를 추진하고 있다.
1874호는 △무기금수 및 수출통제 △화물검색 △금융 · 경제제재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를 강화한다는 것은 바로 공해상에서 북한 화물을 선적한 모든 선박의 운항 검색을 적극적으로 시행한다는 얘기다. 북한을 국제금융기구의 블랙리스트에 올려 국제사회에서 정상적인 거래를 막는 조치도 취할 수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유럽은행에 비자금을 숨겨놓았다는 설도 있는데 이를 동결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2005년 9월부터 시작된 방코델타아시아에 대한 금융제재 때 당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금융제재로) 피가 마르는 듯했다"고 말한 바 있다.
◆테러지원국 재지정되면
미국은 2007년 북한의 비핵화 작업에 탄력을 주기 위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한 바 있다. 북한이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되면 미국의 무기수출통제법,수출관리법,국제금융기관법,대외원조법,적성국교역법 등 5개 법률에 근거해 제재를 받게 된다. 이렇게 되면 유엔 제재에 더해 북한의 외화 수입을 거의 고갈시킬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의 금융 흐름을 다시 세밀하게 파악하고 무기 수출 등을 색출하게 되면 북한 지도부에 큰 압박을 주게 된다.
정부는 북한의 무기수출 규모가 연간 최대 10억달러까지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천안함을 공격한 어뢰인 CHT-02D는 북한이 독자 개발해 이란과 중남미 등 해외로 수출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무기수출통제법은 테러지원국에 대해 미 군수품을 직간접으로 수출,재수출,기타 방법으로 제공하거나 미 군수품 이전을 용이하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특히 미사일 관련 제품,기술수출은 전면 금지된다.
◆북한 선박 남한 영해 통과 금지
남북은 2005년 8월 상대방의 영해 운항을 허용하는 남북해운합의를 발효시켰다. 이에 따라 북한의 선박은 제주해협을 통과해 동 · 서해안을 오갔다. 이후 올해 4월까지 북한 선박이 제주해협을 통과한 횟수는 853회에 이른다. 제주해협을 통과하지 않은 북한 선박의 남한 영해 운항까지 합하면 총 2066회다.
북한 선박의 남측 영해 통과를 금지하면 공해로 돌아가야 한다. 북한 선박이 남한 영해를 이용할 경우 보통 4,5일가량 걸린다. 공해로 돌아가면 20시간 더 소요된다. 그만큼 연료를 더 사용해야 한다. 에너지난을 겪고 있는 북한으로선 큰 부담이다. 북한이 남북해운합의를 끈질기게 요구했던 이유다. 북한 상선들은 2001년 6월 무단으로 제주해협을 통과하는 실력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북한이 지난해 2차 핵실험을 하자 북한 배들이 미사일과 핵실험 부품을 운반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북한 상선들이 남측 바다 밑 정보를 모아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대북 경협 스톱
개성공단을 제외하고 다른 남북 경협이 스톱되면 북한은 상당한 손실을 각오해야 한다. 정부 자체 대북 사업 규모는 60억원 정도 된다. 지난해 개성공단 이외 대북 반입(수입)규모는 2억4519만달러다. 여기서 통관 및 하역 비용,선박운임,중개 수수료 등 부대비용을 뺀 액수가 북한에 제공됐다. 위탁가공 교역 규모는 작년 한 해 2억5404만달러(반입한 생산품 금액 기준)이며 그 대가로 북에 들어가는 노임 등은 이 액수의 10~15%(2500만~3800만달러)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개성공단을 통한 남북교역이 중단되면 북한은 연간 3억7000만달러의 손실을 보고 북측 근로자 4만명이 일자리를 잃는다. 북한에서 모래를 채취해 들여오는 대가로 지불하는 돈은 연간 1억달러에 달하는데 군부의 자금줄이다.
◆항공모함 동원한 서해 훈련
미국의 항공모함까지 동원한 내달 한 · 미 서해상 합동 훈련은 무력시위 성격이 짙다. 북한의 턱밑에서 대규모 훈련은 해상봉쇄 효과를 가져오며 북한에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1976년 판문점에서'도끼만행 사건'이 벌어졌을 때 한국과 미국이 합심해 전쟁불사라는 강경한 입장을 보인 끝에 김일성의 사과를 받아냈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미친 개에겐 몽둥이가 약"이라는 발언을 했으며 미국은 65대의 전투기가 탑재된 미7함대 소속 미드웨이 항공모함을 동원했다.
◆대북방송 효과는
2004년 6월 없앤 휴전선 일대의 확성기는 출력을 최대화할 경우 야간에 약 24㎞,주간에는 10여㎞ 거리에서도 방송 내용을 들을 수 있다. 개성도 포함된다. 북한 군뿐만 아니라 당 간부 자식들마저 남측의 심리전에 사상적 기강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엄청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
◆유엔 안보리 제재
유엔은 두 차례의 북핵 실험으로 대북 제재 결의 1718호,1874호를 적용하고 있다. 때문에 추가 제재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기존 1874호의 이행을 강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내달 초 유엔 안보리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북한에 강력한 책임을 묻고 1874호 이행을 강화하는 내용의 규탄결의를 추진하고 있다.
1874호는 △무기금수 및 수출통제 △화물검색 △금융 · 경제제재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를 강화한다는 것은 바로 공해상에서 북한 화물을 선적한 모든 선박의 운항 검색을 적극적으로 시행한다는 얘기다. 북한을 국제금융기구의 블랙리스트에 올려 국제사회에서 정상적인 거래를 막는 조치도 취할 수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유럽은행에 비자금을 숨겨놓았다는 설도 있는데 이를 동결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2005년 9월부터 시작된 방코델타아시아에 대한 금융제재 때 당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금융제재로) 피가 마르는 듯했다"고 말한 바 있다.
◆테러지원국 재지정되면
미국은 2007년 북한의 비핵화 작업에 탄력을 주기 위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한 바 있다. 북한이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되면 미국의 무기수출통제법,수출관리법,국제금융기관법,대외원조법,적성국교역법 등 5개 법률에 근거해 제재를 받게 된다. 이렇게 되면 유엔 제재에 더해 북한의 외화 수입을 거의 고갈시킬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의 금융 흐름을 다시 세밀하게 파악하고 무기 수출 등을 색출하게 되면 북한 지도부에 큰 압박을 주게 된다.
정부는 북한의 무기수출 규모가 연간 최대 10억달러까지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천안함을 공격한 어뢰인 CHT-02D는 북한이 독자 개발해 이란과 중남미 등 해외로 수출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무기수출통제법은 테러지원국에 대해 미 군수품을 직간접으로 수출,재수출,기타 방법으로 제공하거나 미 군수품 이전을 용이하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특히 미사일 관련 제품,기술수출은 전면 금지된다.
◆북한 선박 남한 영해 통과 금지
남북은 2005년 8월 상대방의 영해 운항을 허용하는 남북해운합의를 발효시켰다. 이에 따라 북한의 선박은 제주해협을 통과해 동 · 서해안을 오갔다. 이후 올해 4월까지 북한 선박이 제주해협을 통과한 횟수는 853회에 이른다. 제주해협을 통과하지 않은 북한 선박의 남한 영해 운항까지 합하면 총 2066회다.
북한 선박의 남측 영해 통과를 금지하면 공해로 돌아가야 한다. 북한 선박이 남한 영해를 이용할 경우 보통 4,5일가량 걸린다. 공해로 돌아가면 20시간 더 소요된다. 그만큼 연료를 더 사용해야 한다. 에너지난을 겪고 있는 북한으로선 큰 부담이다. 북한이 남북해운합의를 끈질기게 요구했던 이유다. 북한 상선들은 2001년 6월 무단으로 제주해협을 통과하는 실력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북한이 지난해 2차 핵실험을 하자 북한 배들이 미사일과 핵실험 부품을 운반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북한 상선들이 남측 바다 밑 정보를 모아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대북 경협 스톱
개성공단을 제외하고 다른 남북 경협이 스톱되면 북한은 상당한 손실을 각오해야 한다. 정부 자체 대북 사업 규모는 60억원 정도 된다. 지난해 개성공단 이외 대북 반입(수입)규모는 2억4519만달러다. 여기서 통관 및 하역 비용,선박운임,중개 수수료 등 부대비용을 뺀 액수가 북한에 제공됐다. 위탁가공 교역 규모는 작년 한 해 2억5404만달러(반입한 생산품 금액 기준)이며 그 대가로 북에 들어가는 노임 등은 이 액수의 10~15%(2500만~3800만달러)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개성공단을 통한 남북교역이 중단되면 북한은 연간 3억7000만달러의 손실을 보고 북측 근로자 4만명이 일자리를 잃는다. 북한에서 모래를 채취해 들여오는 대가로 지불하는 돈은 연간 1억달러에 달하는데 군부의 자금줄이다.
◆항공모함 동원한 서해 훈련
미국의 항공모함까지 동원한 내달 한 · 미 서해상 합동 훈련은 무력시위 성격이 짙다. 북한의 턱밑에서 대규모 훈련은 해상봉쇄 효과를 가져오며 북한에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1976년 판문점에서'도끼만행 사건'이 벌어졌을 때 한국과 미국이 합심해 전쟁불사라는 강경한 입장을 보인 끝에 김일성의 사과를 받아냈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미친 개에겐 몽둥이가 약"이라는 발언을 했으며 미국은 65대의 전투기가 탑재된 미7함대 소속 미드웨이 항공모함을 동원했다.
◆대북방송 효과는
2004년 6월 없앤 휴전선 일대의 확성기는 출력을 최대화할 경우 야간에 약 24㎞,주간에는 10여㎞ 거리에서도 방송 내용을 들을 수 있다. 개성도 포함된다. 북한 군뿐만 아니라 당 간부 자식들마저 남측의 심리전에 사상적 기강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엄청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