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이 북한의 어뢰에 의해 침몰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북한이 왜 대화국면에서 공격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과 6자회담 복귀가 예고된 시점에서 도발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여러가지 억측이 나온다.

대북 전문가들은 먼저 북한 군부 내 강경파의 독자 행동 가능성을 제기한다. 최근 북한에선 천안함 사태를 두고 김격식 북한 4군단장과 김영철 정찰총국장의 합동작품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오랜 기간 축적된 상부 조직(4군단)의 대남 침투 노하우와 하부 조직(정찰총국)의 민첩한 기동력이 동원됐다는 것이다. 이들은 서해안 북방한계선(NLL)을 마치 제집 넘나들 듯이 해왔다는 지적이다. 김 위원장의 건강이 나빠지면서 군부 장악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물론 김 위원장 지시없이 대남 공작을 진행할 수 없다는 북한 지휘체계를 감안하면 김 위원장이 지시했을 가능성도 있다. 총참모부 산하 4군단 출신의 서재평 NK 지식인연대 사무국장은 "김 위원장 지시 없이 1000t이상의 남측 군함을 공격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렇지만 미국과의 관계 개선과 방중 등을 앞두고 김 위원장이 부담을 안은 채 공격을 지시했을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때문에 일각에선 내부소통에 문제가 있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천안함 공격이 김 위원장의 방중을 목전에 두고 터졌다는 점에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말 대청해전에서 패한 북한 해군 제587연합부대 지휘부인 서해함대사령부를 시찰,전투기술 현대화를 지시했다. 대청해전 패배의 설욕을 별렀던 북한군 강경파가 김 위원장의 사령부 방문을 대남 공격의 시그널로 인식,도발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