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국영기업인 두바이월드가 채권단과 235억달러 규모의 채무조정안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지난해 11월 두바이월드가 채무불이행(모라토리엄)을 선언한 지 6개월 만이다.

AFP통신은 21일 "채권단과 5~8년 동안 원금 전액을 상환하는 채무조정안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며 "235억달러의 채무 중 144억달러는 분할 상환하고 나머지 89억달러는 주식으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두바이월드는 채권단과 144억달러의 채무에 대해 5년 만기로 44억달러,8년 만기로 100억달러를 분할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채무에 대한 금리는 최소 1%이고 여기에 1.5~2.5% 변동금리가 추가로 적용될 예정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두바이월드는 모라토리엄 선언 이후 채권단과 채무 상환 시점 및 금액을 두고 그동안 줄다리기를 벌여왔다. 두바이월드는 채권단과의 초반 협상에서 7년 후 채무상환금액의 60%만 지불하겠다고 주장해 채권단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번에 합의를 이룬 주요 채권단은 HSBC홀딩스,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스탠다드차타드(SC) 등 주요 금융회사를 포함해 전체의 60%에 해당한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번 합의안을 나머지 채권단 측에 전달할 예정"이라며 "그들도 곧 합의안에 동의해 두바이월드의 채무조정안이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235억달러에 대한 조정안 합의로 한고비를 넘겼다고 평가하면서도 아직 문제가 끝난 것은 아니라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두바이월드가 갚아야 할 총 채무액이 이번에 합의된 금액을 제외하고도 300억달러가 넘기 때문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