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의 금융감독개혁 법안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금융시장에 가장 큰 충격을 줄 내용은 대마불사 종식,파생금융상품 시장 규제,'볼커 룰' 도입 세 가지다. 금융위기 재발 방지를 명분으로 다시 규제의 시대로 회귀하는 조치이기 때문이다. 한국 등 다른 국가들이 추진 중인 금융산업 육성이나 규제 마련 작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마불사 종식은 리먼 브러더스,AIG와 같은 부실한 대형 금융사가 생겨나더라도 과감히 정리해 더 이상 천문학적인 혈세를 쏟아붓지 않겠다는 의도다. 대신 최고경영진,주주와 채권단에 손실을 분명히 부담토록 해 책임경영을 유도한다는 것이지만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부작용도 뒤따를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파생금융상품 시장 규제와 볼커 룰은 대형 금융사들의 무분별한 위험 투자와 덩치 키우기를 막겠다는 것이나 투자은행들의 주된 수익원을 차단하는 조치이기도 해 월가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상원안과 하원안의 절충 과정에서 금융사들은 로비력을 총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볼커 룰은 투자은행을 정책적으로 육성하려는 한국에 상당한 압박 요인이 될 공산이 크다.

파생상품 규제안 가운데 은행들의 관련 업무를 분사토록 한 조항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재무부,연방예금보험공사(FDIC)마저 반대한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은 최근 일부 상원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파생금융상품 업무가 분사되면 오히려 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셰일라 베어 FDIC 의장도 "스와프 파생상품 거래의 경우 리스크 관리를 할 수 있는 수단이며,대형 은행들은 스와프 거래를 위한 시장 조성 기능을 한다"고 규제안을 반대했다.

또한 미국만이 고강도 규제를 고집할 경우 규제가 보다 약한 국가로 금융자본이 쏠리는 현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