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경제 · 금융부문 관계기관 합동대책반을 구성,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 이후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면밀히 살펴 나가기로 했다. 또 2012년 예정인 전시작전통제권의 한국 이양 문제를 전면 재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21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부처별 대책회의를 잇달아 열고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천안함 사태에 대해 "이것은 하나의 군사적 도발행위라고 볼 수 있고,유엔 헌장과 정전협정,남북 기본합의서도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완벽하게 우리 국민이 휴식을 취하는 늦은 저녁 시간에 무력으로 기습했다"며 "사안이 원체 심각하고 중대한 만큼 모든 조치 사항에 한 치의 실수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시작전통제권의 한국 이양 시기 조정 문제와 주적 개념 부활도 적극 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개성공단 폐쇄에 대비한 전략도 짜고 있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응분의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 미 군당국은 대북 감시태세인 '워치콘(Watch Conditon)'을 3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북한의 검열단 파견 요구를 거부했다.

정부는 또 북한의 테러가능성에 대비해 해외공관에 대한 테러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한 단계 높이고 우리 여행객이나 동포들의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 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윤증현 장관 주재로 동향점검회의를 열고 북한의 '전면전' 발언 등으로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됐지만 과거 사례에 비춰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그렇지만 남북 간 긴장이 더 높아지면 '한반도 리스크'가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대응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임종룡 재정부 1차관이 이끄는 합동대책반은 국제 금융시장,국내 금융시장,수출시장,원자재 확보,물가안정 대책 등 5개 팀으로 짜여지며 23일 1차 회의를 갖는다.

한편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이날 "이 시각부터 현 사태를 전쟁 국면으로 간주하고 북남관계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들을 그에 맞게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북 외무성도 이날 천안함 조사결과에 대한 미국의 지지 입장을 비난했다.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이 남조선 함선 침몰사건을 놓고 우리를 걸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홍영식/정종태/장성호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