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 중인 19개 리버스 펀드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은 5.01%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1.75%)와 해외 주식형 펀드(0.74%)가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1주일 평균 수익률도 1.86%로 전체 유형 펀드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개별 펀드 중에서는 '우리마이베어마켓1e'가 1개월간 5.27%의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국투자크루즈엄브렐러1A-e'(5.19%),'우리코세프인버스상장지수(ETF)'(5.12%),'한국투자엄브렐러리버스인덱스1A'(5.10%)도 5%가 넘는 양호한 성적으로 상위권을 형성했다. 설정액이 730억원으로 리버스 펀드 중 가장 많은 '삼성코덱스인버스'도 5.09%의 빼어난 수익률로 뒤를 이었다.
리버스 펀드가 좋은 성과를 내는 이유는 코스피지수가 최근 들어 하락세가 두드러진 덕분이다. 리버스 펀드는 선물 · 옵션 등 주가가 하락하는 상품에 베팅하면서 주가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에 주가하락이 예상될 때 수익을 낼 수 있는 대표적 상품이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26일 연중 최고치인 1752.20포인트까지 치솟은 이후 남유럽발 악재 등으로 인해 지난 20일 1600.18포인트까지 하락했다. 한 달이 채 안되는 기간 동안 150포인트 이상 빠진 덕분에 리버스 펀드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리버스 펀드는 또 일시적인 수익고정을 목적으로 한 헤지거래 수단으로도 유용할 뿐만 아니라 당일 증시 종가를 반영한 익일 결제가 가능, 순발력 있는 투자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리버스 펀드를 주식시장에 상장, 거래하기 편한 형태로 만든 인버스ETF도 하락장에 유용한 투자수단이다.
ETF는 인덱스펀드와 뮤추얼펀드의 특징을 결합한 상품으로 일반 주식처럼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쉽게 사고 팔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일반 주식거래와는 달리 증권거래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인버스ETF는 리버스 펀드와 마찬가지로 기초자산과 반대로 움직이도록 설계됐다. 인버스ETF 중 대표적인 상품인 '삼성코덱스인버스ETF'는 코스피200선물지수와 반대로 움직인다. 국내에는 삼성자산운용,우리자산운용 등에서 인버스ETF를 판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남유럽발 재정위기 영향으로 주가가 당분간 조정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리버스 펀드에도 일정 부분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증시가 장기적으로는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만큼 하락장에 베팅하는 리버스 펀드에 지나치게 많이 투자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