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우리나라부터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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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 입문교육을 할 때 대표이사로서 격려의 시간을 갖곤 한다. 그럴 때마다 "언제,어디로 배낭여행을 다녀와 보았는가?"라는 질문을 빼놓지 않는다. 그런데 신입사원들의 대답을 듣고 두 번 놀란다. 우선 해외 배낭여행을 안 가본 직원이 거의 없어 놀란다. 정작 국내 여행을 제대로 해 본 직원은 찾기 힘들어 또 다시 놀란다.
물론 외국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를 이해 못할 일은 아니다. 글로벌 시대에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경험하는 자세는 필요하다. 세계화를 외치면서 세계를 경험하지 않는다는 것은 모순이기 때문이다. 또 국내에서만 머물다 보면 다양한 언어와 환경,사람들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아무래도 적을 테니 해외 선호 추세에 일면 공감도 한다.
그러나 정작 우리 것은 모르면서 무작정 해외 여행을 우선시하는 자세는 다소 문제다. 글로벌이란 '세계화'이지 '해외화'가 아니다. 또 해외에 나가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교류하려면 우리의 것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서로를 배우며 진정한 '교류'를 할 것 아닌가.
우리나라에도 가볼 만한 곳은 아주 많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와 같은 책을 보면 역사적 의미가 담긴 곳이 무수히 소개되어 있다. 필자의 고향인 경남 남해도 역시 훌륭한 여행지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촘촘히 들어선 섬들은 그 자체로 비경이다. 하동과 남해를 연결하는 남해대교 부근은 임진왜란 마지막 해전이자 이순신 장군이 전사한 노량해전이 벌어졌던 곳이다.
제주 올레길은 어떠한가. 중세 유럽 성지를 향해 순례자들이 걷던 산티아고 순례길은 연간 60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여행지라는데,265㎞에 달하는 제주 올레길도 이에 부족함이 없다. 천혜의 절경을 자랑하는 제주도에서,올레길을 걸으며 우리 내면을 돌아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산세도 훌륭하다. 업무상 많은 나라를 돌아다녔지만 우리나라만큼 산이 아름다운 곳은 보지 못했다. 전통음식과 한옥도 세계적인 문화유산이다. 이처럼 수많은 자랑거리를 두고도 정작 우리는 잘 알지 못하고 있으니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올해 1분기에만 여행 수지 적자가 20억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우려도 되지만,한편으론 그럴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국민들도 잘 다니지 않는 국내 여행을 외국인들이 오려고 한다면 오히려 이상할 듯하다. 만약 외국인 친구가 "한국에 좋은 유적지나 여행지를 추천해 달라"고 할 때,한국적이고 역사적인 의미가 담긴 여행지를 자신있게 추천해 줄 수 있는지 자문할 일이다.
유난히 춥고 긴 겨울이 겨우 지나가는가 싶더니,어느새 여름이 코앞이다. 이제 슬슬 여름 휴가와 방학 계획으로 설레기 시작할 때다. 올 여름에는 부담없이 우리나라 땅의 아름다움을 찾아 여행해 보면 어떨까.
김홍창 CJ GLS 사장 01cjits@cj.net
물론 외국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를 이해 못할 일은 아니다. 글로벌 시대에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경험하는 자세는 필요하다. 세계화를 외치면서 세계를 경험하지 않는다는 것은 모순이기 때문이다. 또 국내에서만 머물다 보면 다양한 언어와 환경,사람들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아무래도 적을 테니 해외 선호 추세에 일면 공감도 한다.
그러나 정작 우리 것은 모르면서 무작정 해외 여행을 우선시하는 자세는 다소 문제다. 글로벌이란 '세계화'이지 '해외화'가 아니다. 또 해외에 나가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교류하려면 우리의 것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서로를 배우며 진정한 '교류'를 할 것 아닌가.
우리나라에도 가볼 만한 곳은 아주 많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와 같은 책을 보면 역사적 의미가 담긴 곳이 무수히 소개되어 있다. 필자의 고향인 경남 남해도 역시 훌륭한 여행지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촘촘히 들어선 섬들은 그 자체로 비경이다. 하동과 남해를 연결하는 남해대교 부근은 임진왜란 마지막 해전이자 이순신 장군이 전사한 노량해전이 벌어졌던 곳이다.
제주 올레길은 어떠한가. 중세 유럽 성지를 향해 순례자들이 걷던 산티아고 순례길은 연간 60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여행지라는데,265㎞에 달하는 제주 올레길도 이에 부족함이 없다. 천혜의 절경을 자랑하는 제주도에서,올레길을 걸으며 우리 내면을 돌아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산세도 훌륭하다. 업무상 많은 나라를 돌아다녔지만 우리나라만큼 산이 아름다운 곳은 보지 못했다. 전통음식과 한옥도 세계적인 문화유산이다. 이처럼 수많은 자랑거리를 두고도 정작 우리는 잘 알지 못하고 있으니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올해 1분기에만 여행 수지 적자가 20억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우려도 되지만,한편으론 그럴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국민들도 잘 다니지 않는 국내 여행을 외국인들이 오려고 한다면 오히려 이상할 듯하다. 만약 외국인 친구가 "한국에 좋은 유적지나 여행지를 추천해 달라"고 할 때,한국적이고 역사적인 의미가 담긴 여행지를 자신있게 추천해 줄 수 있는지 자문할 일이다.
유난히 춥고 긴 겨울이 겨우 지나가는가 싶더니,어느새 여름이 코앞이다. 이제 슬슬 여름 휴가와 방학 계획으로 설레기 시작할 때다. 올 여름에는 부담없이 우리나라 땅의 아름다움을 찾아 여행해 보면 어떨까.
김홍창 CJ GLS 사장 01cjits@cj.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