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과 함께하는 1기업 1나눔] (39) 한국야쿠르트, 퇴근후 복지시설 찾아 집 고치고 '삼촌역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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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쿠르트 '사랑의손길펴기회'
"매달 직원 아저씨들이 와서 저희를 살펴주시는 것도 감사한데 이번엔(도배를 새로 해) 저희 집을 새집처럼 봐주신 것 고맙습니다. (중략) 사장님께서 이렇게 저희를 도와주시는데 저희도 공부 열심히 해서 사회에 공헌하는 훌륭한 사람이 되겠습니다. "
지난 3월 말 양기락 한국야쿠르트 사장은 경북 영천에서 온 편지 한 통을 받았다.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사건으로 어머니를 잃은 엄모양(16)이 최근 도배와 방바닥까지 깔끔하게 수리해준 데 대해 보내온 감사의 글이었다.
7년째 엄양 삼남매와 인연을 맺고 있는 대구지점 위원회는 한국야쿠르트 사회공헌 조직인 '사랑의손길펴기회'의 26개 전국 조직 중 하나다. 40년 전통의 사랑의손길펴기회는 서울 본사 4개,연구소 1개,공장 6개,전국 지점 15개 등의 개별 위원회를 두고 전국 곳곳에 사랑의 손길을 펴고 있다.
◆26개 조직이 펼치는 풀뿌리 사회공헌
한국야쿠르트 '사랑의손길펴기회'에는 1700여명의 전 직원이 참여한다. 전국 단위의 특별한 행사가 있을 경우를 제외하고는 26개 조직이 각 지역에서 자율적으로 공헌활동을 벌인다.
아버지가 없었던 엄양 삼남매가 어머니까지 잃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이들을 돕기로 한 것도 대구지점 위원회의 결정이었다. 삼남매의 생활과 학업을 위해 대구지점 위원회는 7년째 매달 100만원씩 지원하고 있는 것은 물론 한 달에 한 번 이상 찾아가 힘든 점은 없는지 가족처럼 돕고 있다.
지난 3월 중순 대구지점 영남영업소 전선도 · 차민현 과장 등 4명이 영천 화남면의 엄양 집 내부가 낡았다는 사실을 알고선 아침부터 저녁까지 도배를 했다. 전 과장은 "금전적인 지원도 필요하지만 아이들이 밝게 자랄 수 있도록 곁에서 삼촌 역할을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아이들이 잘 지내는 모습을 보니 너무 대견하다"고 말했다.
천안공장 사랑의손길펴기회 회원 80여명은 작년에만 82차례 사회공헌 활동을 펼쳤다. 신화원 삼일육아원 등의 천안 아동복지시설에는 3년째 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다. 도승욱 천안공장 과장은 "근무를 마친 뒤 6~7명이 평소 인연을 맺고 있는 복지시설 등을 자연스레 방문하고 있다"며 "공장에 전기 배관 등의 전문가가 많다 보니 복지시설 노후설비 수리는 우리 회원들의 몫"이라고 전했다.
◆1700여명 전 직원 봉급 1%씩 기금 적립
한국야쿠르트 사랑의손길펴기회의 역사는 회사 창립 이듬해인 197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회공헌을 중요한 기업활동의 하나라고 생각해온 윤덕병 회장이 '야쿠르트 아줌마' 출범과 함께 사내에 '불우이웃돕기위원회'를 만든 것.이를 모태로 해 1975년 이름을 '사랑의손길펴기회'로 바꾸면서 봉사활동을 대폭 강화하기 시작했다.
사회공헌활동을 총괄 지원하고 있는 이 회사 김범준 총무팀장은 "사랑의손길펴기회의 기본 정신은 한마디로 '십시일반'"이라고 설명했다. 35년째 전체 임직원이 월급 1%씩을 봉사활동 기금으로 적립하고 있는 것도 이에 근거한다.
신입사원들도 입사와 동시에 사랑의손길펴기회 가입서에 서명하면서 정회원 자격을 갖는다. 야쿠르트 아줌마와 대리점 관리점장 등은 준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봉사요원으로 변신한 야쿠르트 아줌마
야쿠르트 아줌마들은 이 회사 판매조직인 동시에 핵심 사회공헌 요원으로 자리잡았다. 1만3000여명이 넘는 전문화된 인력이 전국 곳곳에 퍼져있는 것이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10주년을 맞는 '사랑의 김장나누기'는 매년 열리는 단일 사회공헌 행사론 국내 최대 규모다. 2001년 부산의 한 야쿠르트 아줌마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 행사는 2005년 서울 부산 광주 등 전국 6개 대도시로 확대됐다.
작년 11월 열린 '사랑의 김장나누기' 때는 자원한 야쿠르트 아줌마 4600여명이 김장을 담궈 홀몸 노인,소년소녀 가장 등 2만5000여가구에 10ℓ 분량의 김치를 각각 전달했다. 작년 행사 때 들어간 배추 무 양념 등은 5t 트럭 54대 분량에 달했다.
지난 2월 서울 군자동 광진노인종합복지관에선 400여명의 독거노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흥겨운 잔치가 열렸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께까지 이어진 이 행사는 설날을 앞둔 무의탁 노인들에게 떡국과 다양한 명절 음식을 대접하기 위해 사랑의손길펴기회와 야쿠르트 아줌마가 함께 마련한 '사랑의 떡국 나누기'였다. 이 행사는 6년 전부터 전국 26곳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다.
야쿠르트 아줌마는 어린이 안전 지키기에도 나섰다. 한국야쿠르트는 이를 위해 최근 서울경찰청 경남경찰청 충북경찰청 등과 '아동안전 지킴이집 운영협약'을 맺었다. 또 지방자치단체들로부터 2만여명의 무의탁 노인 집 위치정보를 제공받아 매일 영업활동을 하면서 근처에 사는 독거노인 집을 방문,건강 이상 유무를 체크하고 있다.
'떡국 나누기' 행사에 참석했던 야쿠르트 아줌마 이명미씨(53 · 군자동)는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까지 참석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뿌듯했다"며 "김장나누기 아동안전지킴이 등 할 수 있는 모든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
지난 3월 말 양기락 한국야쿠르트 사장은 경북 영천에서 온 편지 한 통을 받았다.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사건으로 어머니를 잃은 엄모양(16)이 최근 도배와 방바닥까지 깔끔하게 수리해준 데 대해 보내온 감사의 글이었다.
7년째 엄양 삼남매와 인연을 맺고 있는 대구지점 위원회는 한국야쿠르트 사회공헌 조직인 '사랑의손길펴기회'의 26개 전국 조직 중 하나다. 40년 전통의 사랑의손길펴기회는 서울 본사 4개,연구소 1개,공장 6개,전국 지점 15개 등의 개별 위원회를 두고 전국 곳곳에 사랑의 손길을 펴고 있다.
◆26개 조직이 펼치는 풀뿌리 사회공헌
한국야쿠르트 '사랑의손길펴기회'에는 1700여명의 전 직원이 참여한다. 전국 단위의 특별한 행사가 있을 경우를 제외하고는 26개 조직이 각 지역에서 자율적으로 공헌활동을 벌인다.
아버지가 없었던 엄양 삼남매가 어머니까지 잃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이들을 돕기로 한 것도 대구지점 위원회의 결정이었다. 삼남매의 생활과 학업을 위해 대구지점 위원회는 7년째 매달 100만원씩 지원하고 있는 것은 물론 한 달에 한 번 이상 찾아가 힘든 점은 없는지 가족처럼 돕고 있다.
지난 3월 중순 대구지점 영남영업소 전선도 · 차민현 과장 등 4명이 영천 화남면의 엄양 집 내부가 낡았다는 사실을 알고선 아침부터 저녁까지 도배를 했다. 전 과장은 "금전적인 지원도 필요하지만 아이들이 밝게 자랄 수 있도록 곁에서 삼촌 역할을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아이들이 잘 지내는 모습을 보니 너무 대견하다"고 말했다.
천안공장 사랑의손길펴기회 회원 80여명은 작년에만 82차례 사회공헌 활동을 펼쳤다. 신화원 삼일육아원 등의 천안 아동복지시설에는 3년째 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다. 도승욱 천안공장 과장은 "근무를 마친 뒤 6~7명이 평소 인연을 맺고 있는 복지시설 등을 자연스레 방문하고 있다"며 "공장에 전기 배관 등의 전문가가 많다 보니 복지시설 노후설비 수리는 우리 회원들의 몫"이라고 전했다.
◆1700여명 전 직원 봉급 1%씩 기금 적립
한국야쿠르트 사랑의손길펴기회의 역사는 회사 창립 이듬해인 197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회공헌을 중요한 기업활동의 하나라고 생각해온 윤덕병 회장이 '야쿠르트 아줌마' 출범과 함께 사내에 '불우이웃돕기위원회'를 만든 것.이를 모태로 해 1975년 이름을 '사랑의손길펴기회'로 바꾸면서 봉사활동을 대폭 강화하기 시작했다.
사회공헌활동을 총괄 지원하고 있는 이 회사 김범준 총무팀장은 "사랑의손길펴기회의 기본 정신은 한마디로 '십시일반'"이라고 설명했다. 35년째 전체 임직원이 월급 1%씩을 봉사활동 기금으로 적립하고 있는 것도 이에 근거한다.
신입사원들도 입사와 동시에 사랑의손길펴기회 가입서에 서명하면서 정회원 자격을 갖는다. 야쿠르트 아줌마와 대리점 관리점장 등은 준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봉사요원으로 변신한 야쿠르트 아줌마
야쿠르트 아줌마들은 이 회사 판매조직인 동시에 핵심 사회공헌 요원으로 자리잡았다. 1만3000여명이 넘는 전문화된 인력이 전국 곳곳에 퍼져있는 것이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10주년을 맞는 '사랑의 김장나누기'는 매년 열리는 단일 사회공헌 행사론 국내 최대 규모다. 2001년 부산의 한 야쿠르트 아줌마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 행사는 2005년 서울 부산 광주 등 전국 6개 대도시로 확대됐다.
작년 11월 열린 '사랑의 김장나누기' 때는 자원한 야쿠르트 아줌마 4600여명이 김장을 담궈 홀몸 노인,소년소녀 가장 등 2만5000여가구에 10ℓ 분량의 김치를 각각 전달했다. 작년 행사 때 들어간 배추 무 양념 등은 5t 트럭 54대 분량에 달했다.
지난 2월 서울 군자동 광진노인종합복지관에선 400여명의 독거노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흥겨운 잔치가 열렸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께까지 이어진 이 행사는 설날을 앞둔 무의탁 노인들에게 떡국과 다양한 명절 음식을 대접하기 위해 사랑의손길펴기회와 야쿠르트 아줌마가 함께 마련한 '사랑의 떡국 나누기'였다. 이 행사는 6년 전부터 전국 26곳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다.
야쿠르트 아줌마는 어린이 안전 지키기에도 나섰다. 한국야쿠르트는 이를 위해 최근 서울경찰청 경남경찰청 충북경찰청 등과 '아동안전 지킴이집 운영협약'을 맺었다. 또 지방자치단체들로부터 2만여명의 무의탁 노인 집 위치정보를 제공받아 매일 영업활동을 하면서 근처에 사는 독거노인 집을 방문,건강 이상 유무를 체크하고 있다.
'떡국 나누기' 행사에 참석했던 야쿠르트 아줌마 이명미씨(53 · 군자동)는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까지 참석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뿌듯했다"며 "김장나누기 아동안전지킴이 등 할 수 있는 모든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