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종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60)은 공무원 출신이다. 행정고시 22회로 산업자원부(지식경제부 전신) 자원정책실장을 거쳐 2008년 7월30일부터 광물자원공사를 이끌고 있다. 산자부에서 근무한 30년 중 24년을 에너지 · 자원 분야에서 일한 경험을 토대로 해외 자원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취임 후 지금까지 143일간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한 달에 평균 1주일 꼴이다.

하지만 김 사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 때문에 가는 것이지 개인적으론 여행을 별로 안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원이 풍부한 아프리카와 남미를 많이 찾는 편인데 1주일 출장갔다 오면 컨디션을 회복하는 데 2주일이 걸린다"며 "특히 아프리카의 경우 출장 전후로 3주에 걸쳐 매일 한 알씩 말라리아 약을 먹는데,약 기운 때문에 정신이 멍하고 설사한 적도 있었다"고 전했다. 해발 4000m가 넘어 대기중 공기가 부족한 볼리비아의 라파즈 공항에선 도착한 뒤 하마터면 쓰러질 뻔하기도 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자원부국을 수십 차례 방문한 김 사장은 "올해가 해외 광산을 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금융 위기로 폭락했던 광물 가격이 올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2003년부터 2008년까지 계속 오르다가 금융 위기로 떨어진 광물 가격이 내년이나 내후년이면 분명 위기 전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를 놓치면 해외 광산에 투자하고 싶어도 너무 비싸 사기 힘든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김 사장은 "서구 메이저 회사와 광물자원공사의 자금력을 비교하면 할아버지와 손자 정도의 차이가 난다"며 "신규 투자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최근 3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채권을 발행했고 국내외 우량자산도 매물로 내놓았다"고 밝혔다. 광물자원공사는 지난해 말 국내에 있는 석 · 골재 광산을 국내 기업에 팔아 니제르의 테기다 우라늄 광산을 산 바 있다.

현재 마다가스카르의 암바토비 니켈 광산 지분 21% 중 5.5%의 국내 매각을 추진 중이다.

아프리카 광산 개발 사업은 우리 기업이 아프리카에 건물을 지어주면 그쪽에선 돈 대신 광산이나 유전을 주는 방식이 많다. 그는 "자원만 내세우면 상대방이 거부감을 갖는다"며 "(도로 항만 등)상대가 필요한 걸 해주면 자원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말했다.

또 "아프리카는 도로 항만 상 · 하수도 같은 사회간접자본(SOC)이 부족해 우리 기업들이 투자하기 좋은 나라"라며 "이달 초 콩고에 문을 연 아프리카 투자자원센터를 통해 국내 기업들의 진출을 돕겠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중요한 나라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라며 "사하라 사막 이남에서 제일 부자인 데다 석유 빼고는 전 광종이 세계 랭킹 안에 들고 돈도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콩고를 시작으로 향후 5년간 남아공 나미비아 니제르 잠비아 등 아프리카 주요 국가에 대한 기획탐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볼리비아 리튬 개발 사업은 한국과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 프랑스 스페인 브라질 러시아 등이 나서 국제전이 벌어지고 있다. 김 사장은 "장담할 수는 없지만 한국과 일본이 다소 앞선 상태"라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