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적정 수준의 외환보유액 확충을 중요 과제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적정 수준이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지금(4월 말 현재 2789억달러)보다는 더 쌓아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돼 주목된다.

23일 한은에 따르면 신현송 청와대 국제경제보좌관(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과 신관호 고려대 교수는 오는 31일부터 이틀간 한은 창립 6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국제 컨퍼런스에서 발표할 '아시아 국가의 안정적 은행 · 금융 시스템 수립을 위한 전략'논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신흥국의 금융회사들은 과도한 외화 차입으로 자산을 늘리려는 경향이 있다"며 "따라서 급격한 자본 유출에 대비해 중앙은행이 충분한 외환보유액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문은 그러나 "외환보유액 규모가 지나치면 큰 비용을 수반할 뿐 아니라 금융회사의 도덕적 해이를 유발해 궁극적으로 거시 건전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언급해 과도한 적립을 경계했다.

김경수 한은 금융경제연구원장과 이재우 국제통화기금(IMF) 부국장도 컨퍼런스 발표 논문에서 "국제 금융위기로 드러난 취약점을 보완하도록 앞으로 위기발생 가능성과 효율성을 고려한 적정 수준의 외환보유액을 확보하고 급격한 자본유출입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외환시장을 육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