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결산법인인 증권사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오는 28일 일제히 열린다. 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이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운 순이익을 내며 선전한 덕에 이번 주총은 무난히 치러질 전망이다.

◆대표이사 대거 연임

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상장 증권사 23곳 중 미래에셋증권 우리투자증권 등 19곳이 28일 동시에 주총을 연다. 삼성증권과 대우증권은 다음 달 1일,교보증권은 다음 달 4일로 예정됐다. 이트레이드증권은 아직 주총일이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주총에선 증권사별로 최고경영자(CEO) 연임이 확정된다. 연임 대상 CEO는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사장,최경수 현대증권 사장,노정남 대신증권 사장,김해준 교보증권 대표,원종석 신영증권 대표 등이다. 고원종 동부증권 부사장은 신임 대표이사에 오른다.

대신증권은 양재봉 명예회장의 손자인 양홍석 부사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박영빈 우리투자증권 부사장,서동원 동양종금증권 부사장도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린다.

사외이사 후보는 주로 교수들이 많지만 국세청,금융감독원 등 '힘센 기관' 출신들이 여전히 선호되고 있다. 대신증권과 삼성증권은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지낸 박찬욱,이주석씨를 각각 후보로 추천했다. 현대증권은 박광철 전 금감원 부원장을 후보 명단에 포함시켰다.

조대원 전 대한생명 부사장은 이번 주총에서 동부증권,홍성일 전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대우증권, 박종수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은 메리츠종금증권 사외이사로 각각 선임될 예정이다.

◆배당 높이고 임원보수 상향도

미래에셋 대우 삼성 등 대부분 증권사들은 사외이사 수와 임원보수 총액을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우리투자증권은 사내 · 사외이사를 각각 1명씩 늘리고 보수총액도 25억원에서 40억원으로 높일 예정이다. 동부증권도 사외이사를 2명 늘리면서 보수총액을 8억원에서 15억원으로 늘린다. 반면 이사 수 축소를 의안으로 내건 증권사도 있다. 신영증권은 사내 · 사외이사를 각 1명씩 줄이는 의안을 제출하면서 보수총액은 50억원을 유지키로 했다.

양호한 실적 덕에 배당률도 높아졌다. 대우증권은 배당금을 지난해 주당 200원(시가배당률 4%)에서 올해 500원(10%)으로 높이고 중간배당 근거 조항도 신설키로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250원(5%)에서 올해엔 3배인 750원(15%)으로 높였다. 삼성증권은 순익 증가폭이 크지 않아 배당금 총액을 작년 수준(646억원)으로 책정함에 따라 주당 배당금은 작년과 같은 1000원(1.59%)으로 잡았다.

대부분 증권사들은 이번 주총에서 금융투자협회의 '금융투자회사 등 사외이사 모범규준'을 정관에 포함시킨다. 지금까지는 사외이사들이 사내이사와 마찬가지로 2~3년 임기를 마치고 같은 임기로 연임이 가능했으나 이번에 정관이 바뀌면 연임시 임기가 1년으로 제한된다. 한국금융지주와 동양종금증권 등은 전문 경영인,금감원 출신 사외이사의 근무 연수 등 자격조건을 정관에 명시하기로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들의 주가 흐름이 부진하긴 하지만 지난 사업연도에 워낙 성과가 좋아 주총에서 의안이 무리없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