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유럽 금융위기 반도체株 영향은? "상대적으로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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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금융위기가 PC출하에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금융위기가 유럽 지역 PC출하량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반도체의 공급이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 한국 반도체업체들의 실적개선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 PC성장률 16.4%까지 감소할 수도"
하이투자증권은 24일 올해 세계 PC출하량 증가율이 기존 전망인 20%에서 16.4%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 송명섭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유로화 가치의 하락은 유럽 PC출하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왔다"며 "유로화 가치의 급락으로 환손실을 입은 글로벌 PC업체들은 최근 유럽으로의 PC제품 생산 및 주문을 연기 중"이라고 전했다.
최근 반도체주를 포함한 테크주들의 주가급락은 유럽 금융위기에 따른 수요둔화 우려 때문이지만, 직접적으로 테크주 매도세에 불은 지핀 것을 세계 2위 PC업체인 에이서(Acer)가 지난 3월 하순에 PC ODM(제조업자 설계생산) 주문을 축소하기 시작했다는 소식 등이었다는 것이다.
송 연구원은 "올 3월 현재 한국 반도체 수출액 중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7%로 무시할만한 수준이지만 중국 대만 미주 지역으로 수출되는 PC부품 중에는 완제품으로 가공돼 유럽으로 재수출되는 물량이 상당히 많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지난 2년 평균 유럽지역의 PC출하량이 전체의 29%로, 유럽지역 PC 수요량이 10%감소할 경우 세계 출하량이 3% 가량 축소되므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는 "2분기 업황을 감안할 때 PC출하량 증가율이 16.4%까지 감소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며 "이 경우 2분기에 소폭의 공급과잉이 예상되지만 3분기에는 수급이 호전돼 업황개선 및 실적증가에 대한 기대가 최근 급락한 주가의 반등을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금융위기에서 상대적으로 안전"
다른 전문가들도 유럽의 금융위기가 PC출하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데에 동의했다. 다만 반도체 공급증가율이 작아 반도체업체들의 실적에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안성호 한화증권 기업분석팀장은 "반도체업종은 유럽 금융위기가 확산된다고 해도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할 것"이라며 "공급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 팀장은 "금융위기가 확산되면 PC를 포함한 다른 제품들의 수요도 모두 감소할 것"이라며 "PC수요가 감소하면 반도체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경쟁업체들의 투자와 생산확대가 위축되고, 이는 다시 공급부족으로 이어질 것이기 반도체 가격이 크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금융위기가 확산되지 않으면 기존의 전망대로 수급이 제한적이어서, 반도체 산업의 업황에 나쁠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유럽의 금융위기가 수요둔화에 대한 불안감을 불러올 수는 있지만 두 가지 가정에서 보듯이 반도체업종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