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림산업(대표 오승한 · 63 · 사진)의 끊임없는 변신이 화제다. 주물업체로 첫 발을 내디딘 뒤 자동차 부품업체(조향장치)로 뜀뛰기를 해 세계시장 1위에 오른 데 이어 최근엔 전기자동차 시장에 도전장을 냈기 때문이다.

24일 경남 창원시 창원공단 내 태림산업의 전기자동차용 웜샤프트 생산공장.이곳에선 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핸들 연결장치인 '웜기어(worm gear)를 만들고 있다. 태림산업의 웜기어는 품질에서 외국산과 차이가 없는 데다 가격은 20% 정도 저렴하다.

이 제품은 자동차부품업계의 강자 태림산업이 만들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유럽 전기자동차업체들로부터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태림은 연간 50만개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하반기부터 수출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오 대표는 "이번 웜기어 개발을 위해 32억원을 투자했다"며 "우리 회사를 먹여살릴 효자상품"이라고 자랑했다. 그는 "앞으로 전기자동차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고 그동안 거래해 온 외국업체들로부터 정보와 흐름을 파악,분석한 결과 전기자동차용 핸들 연결장치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태림산업의 이 같은 변신은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에 기반을 두고 있다. 오 대표는 1986년 주물공장과 파이프형태를 만드는 성형회사를 설립한 이후 '제조업은 기술과 품질로 승부한다'는 철학으로 세계적인 자동차 조향장치업체로 우뚝 섰다. 핸들연결 부품은 자동차 동력 핸들장치에 들어가는 유압식 실린더인 랙튜브(rack tube)로 변형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해 개발하자마자 인기를 끌었다. 생산종류만도 60여종에 이른다. 외환위기 이후 수출선 다변화에 주력, 크라이슬러와 포드 등에 부품을 공급하는 TRW,델파이,ZF 등 글로벌 자동차부품업체를 통해 세계 10여개국에 직접 수출하고 있다. 연간 500만개의 자동차 핸들장치 부품을 판매, 세계시장 점유율 9%를 차지하고 있다.

태림산업의 지난해 매출은 250억원.올해는 300억원으로 잡고 있다. 오 대표는 "이번에 개발한 웜기어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10%대로 끌어올려 세계 최고의 전기자동차 핸들장치부품업체로 재도약할 것"이라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창원=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