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우리 정부의 대북 제재조치가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겨지고,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간 교역과 교류가 앞으로 전면 중단될 수밖에 없음에 따라 우리 경제에도 적지 않은 악영향이 불가피하게 됐다. 당장 우리의 경제제재에 대해 북측이 어떤 식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충돌의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고,남북간의 극한 대치상태가 상당 기간 지속될 소지 또한 높아지면서 '북한 리스크'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는 우리 경제의 대외신인도를 떨어뜨리고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파장(波長)을 가져올 것임은 굳이 설명할 것도 없다. 무엇보다 남유럽 재정위기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고 보면 자칫 회복세로 접어든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보다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안될 일이다.
다행스럽게도 어제 국내 금융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 한주 6.5%나 빠지며 급락세를 보이던 주가는 소폭이지만 모처럼 상승세로 돌아섰고,원 · 달러 환율은 1200원을 돌파했지만 지난 주말에 비해서는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축소됐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 증시가 급락세를 멈춘 데 따른 영향을 감안하더라도 어쨌든 북한 리스크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들의 우려가 생각만큼 크지 않고,우리 경제에 대한 신뢰 또한 견조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정부가 지난 주 경제금융부문 합동대책반 구성 방침을 밝히고 23일 첫 회의를 열어 시장상황에 맞춰 필요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하고 시나리오별 대응체제를 재점검하기로 하는 등 비교적 발빠른 움직임을 보인 것도 시장 안정에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불안 심리를 어느 정도 가라앉히는 효과를 거두었다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하지만 금융시장이 단기적으로 안정세를 보인다고 해서 결코 긴장을 늦춰선 안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실제 어제 코스피지수가 상승하기는 했지만 지난 주에만 2조1730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운 외국인은 어제도 1000억원 넘게 팔며 엿새째 매도세를 이어갔다. 환율 역시 어제 하루만 20원 넘게 오르며 지난 주에 이어 급등세를 지속했다. 대한상의도 밝혔듯이 남유럽 재정위기가 6개월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데다 북한 리스크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인해 우리 금융 및 외환시장이 2중고의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정부는 천안함 사태 및 남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경제 파장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각도로 접근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본다. 금융 및 외환시장 안정화 대책은 물론 경기대책도 긴 안목에서 방향을 잡고 국내외 투자자들과 국민,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불안심리를 해소(解消)할 수 있는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남북 교류 중단조치로 인해 적지 않은 손실을 입게 될 북한과의 교역 및 임가공업체,또 사업축소가 불가피한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