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융자 잔액 5조…빚내 투자한 개미들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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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담보대출도 이달 3천억 늘어 주가상승 '발목'
최근 약세장에서도 빚을 내 주식을 사는 개인투자자가 늘어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5조원 안팎으로 증가했다. 주가 반등에 대한 기대와 함께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하지만 늘어나는 신용융자 잔액이 오히려 주가 반등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4조4000억원대였던 신용융자 잔액은 증시 반등과 함께 꾸준히 늘어 지난달 말 4조8480억원까지 불어났다. 신용거래는 통상 주가가 오를 때 초과 수익을 얻기 위해 사용되는 매매 방법이어서 주가가 떨어질 땐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가 1750선에서 1600선으로 곤두박질치는 동안 신용융자 잔액은 오히려 증가했다. 증가 속도가 다소 둔화되곤 있지만 지난 18~19일엔 2007년 8월 이후 2년9개월 만에 처음으로 5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신용 거래뿐 아니라 보유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는 예탁증권 담보융자 잔액도 지난달 말 5조230억원에서 5조3200억원대로 3000억원가량 늘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단기간 크게 빠지면서 저가 매수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이 반등을 겨냥해 무리하게 주식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변동성이 커진 시장에서 단기에 고수익을 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보이지만 결론적으로는 오히려 스스로 발목을 잡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형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안정을 되찾고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경우 신용으로 샀던 주식을 처분하면서 주가 상승폭을 제한할 수 있다"며 "전반적으로 투자심리가 약해진 상황이어서 수급 주도권을 쥐고 있는 외국인과 기관이 늘어난 개인의 외상 매입 주식을 소화할 정도로 주식을 강하게 살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주가가 하락할 땐 부족해진 증거금을 메우기 위한 반대매매가 이뤄지면서 투자심리를 한층 위축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지수로만 따지면 4월 이후 낙폭이 8% 정도에 불과해 아직 반대매매를 걱정할 수준은 아니지만 개별 종목별로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국면이어서 자칫 손실을 키우는 '자승자박'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달 들어 신용융자 잔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은 하이닉스(311억원) LG전자(226억원) 삼성정밀화학(132억원) 삼성생명(131억원) 우리금융(124억원) 순이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4조4000억원대였던 신용융자 잔액은 증시 반등과 함께 꾸준히 늘어 지난달 말 4조8480억원까지 불어났다. 신용거래는 통상 주가가 오를 때 초과 수익을 얻기 위해 사용되는 매매 방법이어서 주가가 떨어질 땐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가 1750선에서 1600선으로 곤두박질치는 동안 신용융자 잔액은 오히려 증가했다. 증가 속도가 다소 둔화되곤 있지만 지난 18~19일엔 2007년 8월 이후 2년9개월 만에 처음으로 5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신용 거래뿐 아니라 보유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는 예탁증권 담보융자 잔액도 지난달 말 5조230억원에서 5조3200억원대로 3000억원가량 늘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단기간 크게 빠지면서 저가 매수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이 반등을 겨냥해 무리하게 주식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변동성이 커진 시장에서 단기에 고수익을 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보이지만 결론적으로는 오히려 스스로 발목을 잡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형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안정을 되찾고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경우 신용으로 샀던 주식을 처분하면서 주가 상승폭을 제한할 수 있다"며 "전반적으로 투자심리가 약해진 상황이어서 수급 주도권을 쥐고 있는 외국인과 기관이 늘어난 개인의 외상 매입 주식을 소화할 정도로 주식을 강하게 살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주가가 하락할 땐 부족해진 증거금을 메우기 위한 반대매매가 이뤄지면서 투자심리를 한층 위축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지수로만 따지면 4월 이후 낙폭이 8% 정도에 불과해 아직 반대매매를 걱정할 수준은 아니지만 개별 종목별로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국면이어서 자칫 손실을 키우는 '자승자박'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달 들어 신용융자 잔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은 하이닉스(311억원) LG전자(226억원) 삼성정밀화학(132억원) 삼성생명(131억원) 우리금융(124억원) 순이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