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지난 12일 상장된 이후 처음으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순위 4위에서 6위로 두 계단 내려앉았다. 같은 기간 대한생명도 12.38% 하락하는 등 올해 상장된 생보사들의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24일 10만2500원으로 장을 마쳐 3일 연속으로 공모가(11만원)를 밑돌았다. 시가총액도 상장 당시 23조원에서 20조5000억원으로 줄어 한국전력(21조2358억원) 신한지주(20조6276억원)에 뒤지며 시총 순위 6위로 밀려났다.

삼성생명은 장중 한때 신한지주에 500억원가량 앞서며 시총 5위를 탈환하기도 했으나 장 마감 직전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며 결국 '금융 대장주' 자리까지 내줬다. 시총 7위인 KB금융(19조6653억원)과의 차이도 1조원 이내로 줄어든 상황이다. 지난 3월 상장된 대한생명도 6일 연속 하락하며 7360원까지 밀려 공모가(8200원)를 10% 이상 밑돌고 있다.

생보주들의 이 같은 약세는 외국인의 집중 매도에 따른 결과다. 외국인은 상장일부터 8거래일 연속 삼성생명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 매도액은 8425억원에 달했다. 외국인은 대한생명도 515억원어치를 순매도해 같은 기간 신한지주를 148억원어치 더 사들인 것과 대조를 이뤘다.

전문가들은 삼성생명이 수요예측 과정에서 기업가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모가가 높게 형성됨에 따라 상장 후 주가가 지지부진하자 외국인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실망매물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에 민감한 생명보험업의 특성도 주가 약세 요인으로 꼽힌다. 장효선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생명보험은 금리 인상의 대표적인 수혜주인데 유럽 위기에 이은 경기 침체 우려로 금리 인상 기대감이 퇴색된 점이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생보사는 10~20년 이상 장기 계약이 대다수여서 금리가 올라가야 장기 현금성 자산의 수익이 좋아지고 손익 구조도 개선될 여지가 크다는 설명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