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세 할머니 미자(윤정희)는 중학생 외손자(이다윗)를 혼자 키운다. 기초수급 대상자로 받는 보조금과 거동이 불편한 강노인(김희라)을 간병한 수입으로 생계를 꾸려간다. 그녀의 유일한 취미는 시 쓰기 강좌를 듣는 것.그런 미자에게 두 가지 큰 사건이 일어난다. 알츠하이머 증세가 시작됐다는 진단을 받게 되고,손자가 여학생 집단 성폭행 사건에 연루된다.

여기서 영화는 시 쓰기와 삶을 영리하게 중첩시킨다. 극중 시인(김용택 시인)은 시를 쓴다는 게 삶에 숨겨진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작업이라고 강의한다. 그 말을 들은 미자는 꽃을 열심히 살펴보지만 시상을 찾아낼 수 없다. 그런데 손자의 추한 성폭행 사건과 맞닥뜨리고 강노인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주는 과정에서 한 줄의 시구를 발견해낸다. 이로써 고통스럽고 추한 현실을 달게 받아들이는 과정이야말로 삶의 진정한 본질이라는 것을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