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국 증시는 저점을 다지는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가 낙폭 과대로 인한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부각되겠지만, 유럽발 재정위기 우려로 투자심리가 냉각된 가운데 지정학적 리스크 등 변동성 요인들이 남아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스페인 정부의 지방은행 국유화 소식과 이에 따른 유럽발 재정위기 우려 확대, 유로화 하락, 원·달러 환율 상승, 천안함 관련 북한의 대응 수위 등을 증시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꼽았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증시 하락 역시 한국 증시 투자심리에 부담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스페인 정부가 지방은행인 카하수르를 국유화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과 유로화 하락이 유럽 채무위기 우려를 다시 키웠다.

다우존스 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6.82포인트(1.24%) 하락한 1만66.57에 장을 마쳐 지난 2월10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다. S&P500 지수는 14.04포인트(1.29%) 내렸고, 나스닥 종합지수의 경우 15.49포인트(0.69%) 하락했다.


◆ 신한금융투자 "주가 바닥 다지기 국면…투심 개선 필요"

신한금융투자는 코스피 지수가 회복을 시도하면서 펀더멘털(기초체력) 점검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우선적으로는 심리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 한범호 연구원은 "경기 회복세와 밸류에이션을 감안할때 최근의 주가하락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다만 심리의 개선세가 더딜 수 있다"고 전했다.

최근의 주가하락은 과도하다는 것. 유럽발 악재는 점차 봉합될 것이며 지정학적 리스크도 단기적 이슈라는 설명이다. 경기회복세와 밸류에이션을 감안해도 증시에 대한 기대감은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지난주 이탈했던 200일 이동평균선의 회복과 함께 낙폭과대주들의 기술적인 단기 반등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문제는 투자심리의 개선 속도라는 주장이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미중 경제전략회의(24~25일), 한미 외교회담(26일), 한중일 정상회담(29일)등 굵직한 이슈를 통한 변수들의 확인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천안함 격침에 대한 대국민 담화를 통해 북한에 대한 제재가 공식화되면서 환율과 CDS(신용부도스왑)가 상승하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관심이 재차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과거 수차례 발생했던 북한과의 마찰이 시장의 전체적인 방향성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최근 취약해진 투자심리를 감안할 때 경계심은 필요하다고 한 연구원은 전했다.

그는 "불확실성이란 측면에서 해외 이슈들을 바라보면 심화가 아닌 해소쪽으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지만 우리나라 내부를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복잡하다"고 덧붙였다.

◆ 한양증권 "코스피, 저점 다지기 국면 나타낼 것"

한양증권은 단기적으로 외국인 투자자 매도세가 둔화되면서 코스피 지수가 저점 다지기 국면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증권사 김지형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가 진정될 전망이고 이는 시장의 단기 급락과 맞물려 기술적 반등을 지원할 것"이라며 "당분간 코스피 지수는 1600선 이하에서 기술적 반등이 가미된 형태로 저점 다지기 국면을 나타낼 전망"이라고 밝혔다.

독일의 유로 안정기금 법안 승인과 미국 상원의 금융개혁안 통과 등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 완화, 6월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국지수 편입 이벤트, 코스피 시장 12개월 이후 PER(주가수익비율)이 9배 이하로 절대적으로 저평가 국면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외국인 매도 강도가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이달 매도 규모가 올해 매수 규모의 절반에 달하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강한 매도 쏠림이 불편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다만 미국 4월 경기선행지수 하락 반전으로 경기 모멘텀(상승요인) 둔화에 대한 고민이 늘어날 수 있고 북한변수 등을 고려하면 아직 코스피 지수의 추세적인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IT(정보기술), 자동차 등 수출주 분할 대응을 권한다"며 "환율과 유가 등 가격변수가 국내 수출주 펀더멘털(기초체력)에 긍정적이고, 단기 변동성 리스크를 어느정도 감내할 수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 삼성증권 "흔들리는 증시, 업종별 리밸런싱 필요"

삼성증권은 지수보다는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업종별 재조정(리밸런싱)을 권유했다.

이 증권사 김진영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는 추가하락에 제동이 걸렸지만 변동성 확대로 박스권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며 "지수보다는 종목별 차별화 양상이 극대화 될 것으로 보여 리밸런싱 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단기적으로는 2분기 실적이 가시화되고, 오는 7월 남유럽 국채 만기 집중에 따라 구체적인 지원안이 도출될 것으로 기대되는 6월이 이번 장세의 변곡점이 된다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기술적 반등을 이용한 30%의 현금 보유 전략을 유지하고, 지수보다는 종목별 차별화를 공략하라는 조언이다.

김 연구원은 "IT, 자동차, 화학 등 실적이 담보된 주도업종의 경우 비중을 유지하고 조선, 건설, 철강 등 낙폭과대주들은 반등시 비중을 축소하라"며 "유통, 음식료, 항공의 경우는 선별적 접근이 가능해 보인다"고 전했다.

◆ 부국증권 "코스피, 박스권 내 변동성 장세 예상"

부국증권은 25일 코스피 지수가 단기적으로 박스권 내에서 변동성 장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증권사 엄태웅 애널리스트는 "대외악재들이 완화되면서 점진적으로 국내 증시의 낙폭 회복 과정이 이뤄질 것"이라면서도 "대외악재가 완전히 해소되지 못한 만큼 당분간 대외 재료에 의한 민감한 장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당분간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상에서 변동성이 높은 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따라서 공격적인 저가매수보다는 보수적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그는 "유로 재정위기에 따른 급격한 유로화 약세 흐름이 진정되면 원·달러 환율 안정과 함께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증시 매도 규모도 서서히 줄어들 것"이라며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가 집중된 철강, 조선, 건설, 은행 등 낙폭과대 업종 중심의 추가 반등이 예상되고, 중국 위안화 절상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수혜종목의 양호한 주가흐름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 현대증권 "외국인 추가 매도세 제한적일 것"

현대증권은 추가적인 외국인 매도세 강화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 증권사 유수민 연구원은 "외국인은 연초이후 4월까지 누적 순매수의 47%인 5조3000억원 가량을 5월들어 순매도했다"며 "추가적인 매도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은 지난주에도 공격적인 매도세를 보이며 2조2000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유럽 재정위기 이후 신용경색에 대한 우려가 경기회복 둔화에 대한 우려로 번지면서 매도가 강화되는 양상이다.

또한 공격적인 외국인 매도와 함께 최근 대차잔고가 크게 증가했다는 것. 주식 대차의 90%이상이 외국인 차입임을 감안할 때 외국인의 대차가 공매도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최근 매도가 집중되었고, 한국관련 해외 뮤추얼펀드에서도 자금이탈 규모가 줄어들어 앞으로 외국인 매도세는 진정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시장이 진정국면을 보일 시 낙폭이 컸던 만큼 해당 종목들의 주가반등도 빠를 수 있다고 유 연구원은 전망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