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을 요구한 한 투자자는 "반등을 하긴 할텐데 외국 상황이 안 좋아 언제 오를지 모르겠다"며 "팔지도 못하고 사지도 못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가지고 있는 주식은 떨어져서 팔기 아깝고, 주도주를 사자니 너무 비싸다는 이야기다.
한 50대 남성은 최근 시장상황에 대해 묻자 "난 주식 같은 거 모른다"며 손사래를 치곤 자리를 떴다. 언급 조차 괴롭다는 표정이다.
강옥환 NH투자증권 영업부 차장은 "투자자들이 그동안 금융위기를 겪은 탓에 1600이 붕괴됐어도 과도하게 비관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저점매수를 노리는 개인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여의도에 있는 대우증권 본사 창구의 분위기도 비슷했지만 '매수'를 문의하는 전화가 오기도 했다. 현대차와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매수를 고려하는 전화였다.
김현수 대우증권 영업부 차장은 "1600 붕괴가 의미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시장이 곤혹스러워 하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조정시기가 빨리 찾아와 앞으로 언제 반등할 지 불투명해졌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럼에도 김 차장은 매수세는 있다고 전했다. 그는 "4~5월에 주도주를 중심으로 증시가 오르다보니 지금도 자동차 등 한차례 조정을 받은 주도주가 인기"라고 밝혔다.
하나대투증권 여의도 지점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다. 영업점 관계자는 "한순간의 해프닝으로 끝나길 바라는 것이 고객들의 심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유럽에서 해법이 나오는 걸 보고 매매하겠다는 전화 고객들이 많다"며 "현 상황에서 손절매는 힘들고 지지선을 확인한 후에 추가 매수에 나서겠다는 전략인 것 같다"고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들 사야할 지 머뭇머뭇해 한다"며 "우리도 시장이 불안하니 자신있게 사라는 말은 못하는 상황이라 난감하다"며 말 끝을 흐렸다. 다만 "경험상 개인이 살 때는 주가가 잘 안 올라가는 경우가 많았다"며 우려의 말을 남기기도 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