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직장인들이 일본보다 은퇴 준비에 상대적으로 낙관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피델리티자산운용이 현대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실시한 '한국 직장인들의 은퇴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들은 은퇴 후 예상되는 생활에 대해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의 49.2%에 달해 '나빠질 것'(12.1%)이라고 응답한 비율보다 높게 나타났다.

반면 일본은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절반에 가까운 49.5%를 차지해 은퇴 이후 생활에 상대적으로 비관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은퇴에 대한 낙관적인 태도는 은퇴자금 마련 가능성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한국의 직장인들의 40.3%가 '퇴직 전 은퇴자금을 준비할 수 있다'고 답해 일본 (8.1%) 보다 낙관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일본은 '퇴직 전 은퇴자금을 준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67.9%에 달해 한국 (20.6%)에 비해 매우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은퇴자금을 준비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도 한국은 70.5%로 일본 (55.7%)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전혀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답한 비율은 29.5%로 일본 (44.3%)보다 낮았다.

마이클 리드 피델리티자산운용 대표는 "아직까지 경제 성장단계에 있는 한국 직장인들은 은퇴 후 생활을 낙관적으로 보는 반면 유래 없는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 직장인들은 일본의 경제상황 때문에 은퇴 생활에 대해 비관적인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직장인들의 경우 공적연금외에 은퇴자금 마련 방법을 묻는 질문에 최근 약세를 보이고 있는 부동산 취득(33.2%)을 꼽았고, 다음으로 예적금(33.8%)으로 응답했다.

일본 직장인들은 예적금(45.%)과 퇴직금 및 기업연금 (25.1%)을 선택했고, '부동산 취득'을 선택한 일본 직장인들 1.9%에 그쳤다.

아울러 국민연금과 개인연금과 더불어 ‘은퇴준비의 3층 구조’ 중 하나인 ‘퇴직연금’에 대한 이해가 낮은 점도 지적됐다. '확정기여형(DC형) 기업퇴직연금을 인지여부’에 대한 질문에서 한국 직장인의 78.2%는 모른다고 답했다.

노지리 사토시 피델리티 투자자교육연구소 소장은 "일본은 지난 부동산 버블붕괴로 부동산에 투자한 소중한 은퇴자산이 사라져버린 기억이 있다"면서 "최근 한국에서 대두되고 있는‘부동산 버블붕괴’를 고려할 때 부동산 자산 중심의 은퇴 자금 형성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이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과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는 한국 직장인들의 은퇴에 대한 인식을 비교함으로써 바람직한 은퇴준비의 방향을 제시하려는 목적으로 지난 3월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