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이 유럽 재정위기에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상장사들은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 방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가 급락세를 나타내면서 자사주 취득에 나서는 기업이 늘고 있다.

지난 1월 16개사였던 자사주 취득 기업은 1월 중순 이후 2월 중반까지 주가가 급락하면서 24개로 늘었다. 이후 주가가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3월에 17개사, 4월에 14개사로 줄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유럽 재정위기가 부각되면서 급락세를 지속하자 자사주 취득에 나서는 기업수는 또 다시 늘어나고 있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자사주 취득을 공시한 기업은 20개사다.

대우증권은 지난 15일부터 3개월간 자사주 496만2779주를 취득하고 있으며 취득 완료후에도 6개월 이상 보유할 계획이다. 금액은 결의일 기준으로 1000억원에 달한다는 대규모다.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도 지난 17일 신한금융투자와 20억원 규모의 자사주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희림 관계자는 "회사 주가가 매우 저평가돼 있어 주주가치 제고는 물론 회사의 발전 가능성과 향후 사업계획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앞으로도 주주 이익보호와 소통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KCC는 지난 20일 34만주 규모의 자사주 취득 계획을 발표했다. 취득 예정금액은 931억원으로, 취득기간은 오는 8월 23일까지다. 안상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단순 자사주 취득이 주가상승의 직접적 요인은 아니지만 최근 KCC 주가의 낙폭과대와 향후 리스크가 일부 희석될 수 있다는 현 시 점에서의 자사주 취득은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도 코스피 지수가 장중 1570, 1560, 1550에 이어 1540마저 내주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통털어 상승 종목이 50여개에 불과할 정도로 급락하고 있지만 자사주 취득 계획을 밝히는 기업들이 이어지고 있다.

휴대폰 부품업체 쉘라인과 건설사업관리 전문 업체 한미파슨스가 30억원 규모의 자사주 신탁계약을 체결한다고 공시했고 동물 약품 업체 씨티씨바이오도 지난 3월에 이어 10억원 규모의 자사주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