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수도권에서 신규 아파트 공급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보금자리주택 공급을 피해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분양시기를 6월로 늦춰 잡았기 때문이다. 26일 부동산정보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서울 · 경기 · 인천 등 수도권에서 공급될 아파트는 1만7829채에 이른다. 전국 공급물량(2만2768채)의 78.3%를 차지하는 규모다.

◆내달 신규 공급,최근 5년 만에 최대

통상 6월은 시기상 신규아파트 분양시장에서 비수기로 접어드는 시점이지만 올해는 예외적인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전통적인 분양성수기라 불리는 지난 3,4월보다도 월등히 공급물량이 많기 때문이다.

2차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 접수가 끝나고 입지조건이 양호한 단지를 중심으로 민간아파트들이 속속 분양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실제 계획물량이긴 하지만 지난해 6월에 비해 전국 공급량이 16%가량 많다. 특히 수도권 사업장의 경우에는 60% 가까이 물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최근 5년 새 최대 물량이다.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 공급 등 분양시장의 호황기를 구가했던 2006년에 비해서도 많은 수치다.

더욱이 최근 2차 보금자리주택 수도권 지구가 저조한 청약성적을 보인 반면 남양주 별내지구,광교신도시 등 민간아파트 분양이 선전하면서 잔뜩 움츠려 있던 민간분양시장이 서서히 활기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도심,수도권은 택지지구가 관심

서울 지역에 쏟아질 물량들은 대부분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단지가 많고 강남 및 도심 업무지구와 가까운 곳을 중심으로 포진해 있다. 시범뉴타운 중 가장 양호한 입지로 평가 받는 왕십리뉴타운 2구역을 비롯해 흑석6구역의 동부센트레빌과 금호19구역 래미안 등 재개발지역에서 대단지가 분양될 예정이다.

경기 지역에서는 김포 한강신도시,광교신도시 등에서 임대 아파트를 포함한 단지들이 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최근 예상을 뒤엎고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친 수도권 사업지들의 청약결과에 고무된 표정이 역력하다. 남양주 별내지구,광교신도시 등 민간아파트가 접수 일정이 겹쳤던 2차 보금자리주택지구보다 분양가는 비싸지만 입지면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으며 좋은 분양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예컨대 최근 대림산업이 내놓은 '광교 e편한세상' 중대형 아파트는 3.3㎡당 분양가격이 평균 1390만원,최대 1400만원대에 공급되면서 종전에 분양한 광교신도시 아파트보다 비쌌지만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1순위 청약결과 1929가구 모집에 총 2만116명이 신청해 평균 10.42 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전용 145㎡형은 최고 111 대 1의 경쟁률까지 기록했다.

이는 광교신도시 내에서도 상업지역과 경기도청사 등 행정지역이 밀집해 있어 입지면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남양주 별내지구에서 선보인 한화건설의 '꿈에그린 더스타' 역시 3.3㎡당 분양가는 1090만원으로 인근 보금자리 진건지구(890만원)나 구리갈매지구(990만원)보다 비쌌다. 하지만 지난 7일 청약 접수 결과 평균 2.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에서 마감됐다. 별내역,중심상업지구 등과 가까워 별내지구에서도 입지가 좋은 것으로 평가 받았다.

◆유망단지 분양 잇따라

동부건설은 용산구 한강로2가 국제빌딩제3구역을 재개발해 주상복합아파트를 지을 계획이다. 총 128채 중 155~216㎡ 규모로 구성된 48채가 일반분양에 나선다. 서울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과 경부선 중앙선 KTX 3개 노선이 지나는 용산역이 걸어서 2~5분거리인 역세권 단지다. 또 아이파크몰,이마트(용산역점),중앙대병원 등의 대형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어 수요자들의 관심이 고조될 전망이다.

롯데건설은 동작구 상도동 약수아파트를 재건축해 총 141채 중 87~154㎡ 43채를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지하철 7호선 상도역이 걸어서 10~15분거리에 위치해 있고,단지 남쪽에 상도공원이 조성돼 있다. 주변에는 더샵,엠코타운 등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어 주거타운으로서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강남권에서는 현대건설이 서초구 반포동 미주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아파트 단지를 선보인다. 총 397채 중 86~116㎡ 117채를 일반분양한다. 지하철 9호선 신반포역과 3,7호선 고속터미널을 이용할 수 있는 트리플 역세권 단지다.

삼성물산은 강남구 역삼동 진달래2차를 재건축해 464채 중 85~112㎡ 24채를 일반분양할 계획이다. 모두 중소형 아파트로만 분양되며,분당선 전철 한티역을 걸어서 5분이면 이용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강남점).이마트(역삼점) 등 대형 편의시설과 강남세브란스 병원이 인접해 생활여건이 뛰어나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