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투자를 가장해 기업자금을 불법유출하거나 조세피난처에 개설한 해외금융계좌에 비자금을 은닉, 탈법상속을 시도하는 등 해외로 수천여억원을 빼돌려 탈세하려한 기업과 사주들이 적발됐다. 국세청은 이들의 탈세혐의를 밝혀내기 위해 세무조사 사상 최초로 국제공조를 통해 탈세범들이 해외에 개설한 계좌까지 파헤쳐 앞으로 해외에서 벌어지는 탈세에 대한 조사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세청은 25일 `역외탈세추적전담센터'가 조세피난처 등에 비자금을 조성하거나 기업자금을 불법유출한 4개 기업과 사주를 6개월간 강도높게 조사, 탈루소득 6천224억원을 찾아내 3천392억원을 과세하고 이들을 의법처리키로 했다고 밝혔다. 국세청에 따르면 a사의 사주 A씨는 해외에 설립한 현지법인과 페이퍼 컴퍼니를 이용, 매출 단가를 조작하거나 용역대가를 허위로 지급하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해외금융계좌에 숨겼다. A씨는 이 자금을 5~7단계 세탁과정을 거쳐 버진아일랜드 등에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국내.외에 재투자하고 조세피난처 신탁회사에 자산을 위탁해 세금 없는 상속을 시도한 것이 적발돼 종합소득세 등 2천137억원이 부과됐다. 더욱이 a사는 해외은닉자금을 완전 은폐하기 위해 자금운용주체를 `패밀리트러스트(가족으로 구성된 신탁회사)'로 전환하는 등 치밀한 수법을 동원하기도 했다. 또 a사는 해외현지법인과 관계사가 해외 특수목적회사(SPC)에 투자하는 것처럼 자금을 유출한 뒤 그 자금을 다시 미국의 페이퍼 컴퍼니신탁계좌에 송금, 페이퍼 컴퍼니 명의로 고급주택을 구입하고 사주와 그 가족들이 사적으로 사용했다. 또다른 회사의 사주는 국내 비거주자로 위장한 뒤 말레이시아 라부안의 페이퍼 컴퍼니를 이용, 거액의 해외주식양도차익을 해외에 은닉한 뒤 국내에 변칙반입했다가 이런 사실이 적발돼 194억원의 세금이 부과됐다. 국세청은 그동안 조세정보교환협정(TIEAs) 체결 지원, 국제탈세정보교환센터 (JITSIC)가입 등 역외탈세 추적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왔으며 이를 토대로 이번에 세무사상 최초로 스위스.홍콩.싱가포르 등에 개설한 14개 계좌를 조사, 입출금 내역과 계좌잔액(1억3천만 달러, 1천500억원 상당)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익재기자 ij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