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의 폭등세가 오후 들어서도 진정되지 않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의 국가 부채 문제가 은행권으로 전염될 것이라는 우려에다,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부각되자 원달러 환율은 1260원대에서 또다시 추가 상승을 모색하고 있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2시13분 현재 전날보다 51.4원(4.23%) 폭등한 1265.9원을 기록 중이다. 환율이 1260원대에서 거래된 것은 지난해 7월16일 1265.7원으로 마감된 이후 10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오전 중 외환당국은 직간접 개입을 단행하며 환율 급등을 막았지만, 역외세력 중심의 달러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환율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오전까지만 해도 조용했던 수입업체들의 결제용 달러 매수세도 가세하며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탈북자 학술단체인 'NK지식인연대'는 북한 내 자체 통신원들의 전언을 인용해 "천안함 사건에 대한 민군합동조사단의 발표가 있었던 20일 오후 7시께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이 '3방송'에 나와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김정일 위원장이 전군, 인민보안부, 국가보위부, 노농적위대, 붉은청년근위대에 만반의 전투태세에 돌입하라고 명령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현재 주식시장에서 주가지수는 낙폭을 조금 줄였지만, 여전히 지정학적 리스크에 노출돼 급락장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현재 49.68포인트(3.1%) 폭락한 1555.25를, 코스닥지수는 28.27포인트(5.94%) 고꾸라진 을 488.06을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383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국내증시를 이탈하고 있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스페인 중앙은행은 지난 주말 경영위기에 처한 지방은행 카자수르를 국영화한다고 발표하면서 유로존 위기가 이제 은행업계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불안감을 확산됐기 때문이다. 오후 2시13분 현재 유로달러 환율은 1.2301달러를 기록 중이다.

한 시장참가자는 “외환시장은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될 때까지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현재 금융시장은 심리적으로 매우 취약하며, 단기적으로 빠르게 안정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달러 매도 개입을 통해 환율 급등을 그나마 안정시키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지만, 북한이라는 긴장감이 해소되지 않으면 당분간 환율의 상단은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