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이 조정받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 도매 시세는 연일 올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25일 서울 종로 귀금속 시장에서 금 3.75g(한돈 · 24k 기준) 도매가격은 전날보다 3300원 오른 18만9200원 선(부가가치세 포함)을 기록,하루 만에 올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달 들어 10.2% 올랐다.

국내 금값의 강세와는 달리 국제 시세는 지난 12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열흘 이상 조정을 보이고 있다. 런던금시장협회(LBMA) 고시가격은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 재정위기 여파로 연일 강세를 보이며 지난 12일 온스당 1237.5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유럽연합(EU) 구제금융 결정 등의 소식과 함께 하락세를 나타내며 24일(현지시간) 1187달러로 떨어졌다. 이 기간 중 4% 넘게 떨어졌다.

국제 시세 하락에도 불구하고 국내 도매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은 원화 환율 급등 때문이다. 국제 금값 하락폭보다 원화 환율 상승폭이 더 커진 데 따른 현상이다.

국제 금값이 조정을 보이는 동안 원 · 달러 환율은 9.2% 뛰었다. 지난 12일 1143원80전이던 달러당 원화 환율은 이날 1250원까지 급등했다. 국제 금값 하락폭의 2배가 넘는 상승폭이다. 유럽 경제 불안에다 '북한 리스크' 등이 더해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