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씨티…신용등급 추락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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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금융개혁법안' 파장
지난주 미국 상원을 통과한 금융개혁법안이 월가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원과의 절충을 통해 최종 마련될 금융개혁법안이 파산 위험에 처한 은행을 구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담게 되면 월가 일부 대형 은행의 신용등급이 떨어져 차입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반해 금융 거래에 새로운 세금이 부과되지 않고 규모와 영향력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안도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종 금융개혁안이 대형 은행에 대한 암묵적인 지원을 배제하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등 일부 은행은 신용등급이 떨어져 한 해 차입비용 부담이 수십억 달러씩 커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레슬리 바비 가디언인베스터서비스 채권투자 책임자는 "현재 월가 금융회사의 신용등급은 파산 위기에 놓이면 정부가 구제에 나설 것이라는 전제를 반영한 것"이라며 "파산 위험에 놓인 은행들을 구제하지 않겠다는 뜻을 담은 개혁법안이 최종 확정되면 신용평가사들은 이들 은행에 대한 신용등급을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암묵적인 지원 덕에 BOA는 무디스로부터 실제보다 5단계 높은 등급을 받고 있다.
씨티그룹과 웰스파고 역시 무디스로부터 실제보다 각각 3단계,4단계 높은 등급을 받았다. 씨티그룹의 경우 장기채 신용등급이 한 단계만 떨어져도 연간 12억달러의 차입비용 부담이 추가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은행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관련 채권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BOA의 신용등급이 Aa3에서 Baa2로 5단계 하향되면 BOA 채권의 가산 금리는 미 국채 대비 1.43%포인트로 커질 수 있다. 일부 기관투자가들은 신용등급이 떨어진 은행 채권을 매도할 가능성이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상원과 하원 간 조율을 거쳐 최종 확정되는 금융개혁법안을 면밀히 검토한 이후 월가 대형 은행들에 대한 신용등급 조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에 반해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금융개혁법안이 대형 금융그룹의 해체를 가져오거나 금융 거래에 세금을 부과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 상당수 월가 금융사들이 안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가가 안도하는 이유는 상원 안이 대형 은행을 해산시키거나 규모에 제한을 가하는 규정을 담고 있지 않은 데다 신용카드 금리 상한 규제도 도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헤지펀드 소유를 금지하면서도 투자은행과 상업은행의 인위적인 분리를 담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월가의 지각변동을 가져오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유럽처럼 금융 거래나 개인 보너스에 새로운 세금을 부과하는 규정은 상원과 하원의 금융개혁법안 어디에도 없다.
월가 전문가들은 금융사들은 새로운 규제에 쉽게 적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법의 사각지대를 활용해 예전과 같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 맨해튼 칼리지의 찰스 가이스트 교수는 "대공황 직후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분리가 추진됐을 당시에도 금융산업 위축 우려가 제기됐다"며 "월가 은행들은 규제를 피해갈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종 금융개혁안이 대형 은행에 대한 암묵적인 지원을 배제하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등 일부 은행은 신용등급이 떨어져 한 해 차입비용 부담이 수십억 달러씩 커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레슬리 바비 가디언인베스터서비스 채권투자 책임자는 "현재 월가 금융회사의 신용등급은 파산 위기에 놓이면 정부가 구제에 나설 것이라는 전제를 반영한 것"이라며 "파산 위험에 놓인 은행들을 구제하지 않겠다는 뜻을 담은 개혁법안이 최종 확정되면 신용평가사들은 이들 은행에 대한 신용등급을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암묵적인 지원 덕에 BOA는 무디스로부터 실제보다 5단계 높은 등급을 받고 있다.
씨티그룹과 웰스파고 역시 무디스로부터 실제보다 각각 3단계,4단계 높은 등급을 받았다. 씨티그룹의 경우 장기채 신용등급이 한 단계만 떨어져도 연간 12억달러의 차입비용 부담이 추가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은행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관련 채권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BOA의 신용등급이 Aa3에서 Baa2로 5단계 하향되면 BOA 채권의 가산 금리는 미 국채 대비 1.43%포인트로 커질 수 있다. 일부 기관투자가들은 신용등급이 떨어진 은행 채권을 매도할 가능성이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상원과 하원 간 조율을 거쳐 최종 확정되는 금융개혁법안을 면밀히 검토한 이후 월가 대형 은행들에 대한 신용등급 조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에 반해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금융개혁법안이 대형 금융그룹의 해체를 가져오거나 금융 거래에 세금을 부과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 상당수 월가 금융사들이 안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가가 안도하는 이유는 상원 안이 대형 은행을 해산시키거나 규모에 제한을 가하는 규정을 담고 있지 않은 데다 신용카드 금리 상한 규제도 도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헤지펀드 소유를 금지하면서도 투자은행과 상업은행의 인위적인 분리를 담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월가의 지각변동을 가져오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유럽처럼 금융 거래나 개인 보너스에 새로운 세금을 부과하는 규정은 상원과 하원의 금융개혁법안 어디에도 없다.
월가 전문가들은 금융사들은 새로운 규제에 쉽게 적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법의 사각지대를 활용해 예전과 같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 맨해튼 칼리지의 찰스 가이스트 교수는 "대공황 직후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분리가 추진됐을 당시에도 금융산업 위축 우려가 제기됐다"며 "월가 은행들은 규제를 피해갈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