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해외에 진출하기란 쉽지 않다. 무역장벽과 시장창출의 어려움,그리고 자금난이 가로막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난관을 뚫어낸 곳도 적지 않다. 중국의 알리바바닷컴이 대표적인 곳이다.

알리바바닷컴은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 간(B2B) 전자상거래 업체다. 중국 기업뿐 아니라 전 세계 기업이 온라인 무역거래를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다. 1999년에 설립돼 꾸준히 성장해왔으며 금융위기 속에서도 매출이 2008년 4890억원,지난해 6357억원을 기록했다.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에서도 이들의 성공 사례를 연구할 만큼 혁신적인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알리바바닷컴은 자신들의 성공 이유로 가치관 경영을 꼽는다. 자신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철저히 실천했다는 것이다.

알리바바가 중시하는 가치는 뭘까. 그들이 제시하는 자신들의 존재 이유는 '중소기업이 비즈니스를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알리바바의 목표는 20세기(1999년)부터 21세기,22세기(2101년)까지 3세기에 걸친 기업,즉 102년의 장수기업이 되는 것이다. 이 목표 달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가치관으로 무장한 기업문화라고 알리바바 회장인 마윈은 판단했다. 이들의 가치관은 크게 고객우선,팀워크,변화에 대한 수용,열정,정직,책임 여섯 가지다.

알리바바 가치관 경영의 꽃은 직원의 성과평가에 있다. 성과평가 시 50%는 가치관이 차지한다. 비율만 높은 것이 아니다. 앞서 말한 다섯 가지 행동양식은 1점부터 5점까지 구분돼 있다. 1점은 행동하기 쉬운 것이고 5점은 상대적으로 실행하기 어려운 행동이다. 하지만 5점짜리 행동을 했다고 하더라도 1점짜리 행동을 실천하지 않았으면 5점을 받을 수 없다. 그만큼 기본에 충실하게 가치관을 실천해야지만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가치의 실천 여부는 철저히 구체적인 사례 제시를 통해 이뤄진다. 예를 들어 '고객에게 헌신'이란 가치관을 평가할 때는 어떤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했기 때문에 이 점수를 받는 것이라는 사례에 대한 묘사가 있어야 한다. 순서는 자가 평가가 1차적으로 이뤄지고 난 뒤 상사와의 조율을 통해 최종 점수를 받도록 한다. 성과 평가 결과 업무역량이 떨어지면 재교육을 통해 역량을 키우지만 가치관이 잘못돼 있으면 무조건 해고다.

이런 가치관 경영의 결과는 어떨까. 알리바바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회원 4700만명을 돌파했다. 평균 이직률이 10%가 넘는 IT업계에서 이들의 이직률은 3%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22세기가 돼도 알리바바닷컴의 한 가지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바로 가치관으로 경영하는 기업문화다.

조미나 상무/취펑화(崔風華)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