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건 등 북한의 도발로 남북 관계는 최악의 국면을 맞이한 반면 중국과 대만의 '밀월 관계'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상황이다. 양안(兩岸 · 중국과 대만)은 다음 달부터 직항 노선 항공편을 늘리기로 합의했다. 중국과의 교류 확대에 힘입어 대만은 31년 만에 최고의 경제성적을 거두고 있다.

중국과 대만은 다음 달 중순부터 양안 간 직항 항공기의 정기 운항편을 주당 기준으로 승객용은 100편,화물용은 20편 늘릴 예정이라고 차이나데일리가 25일 보도했다. 이로써 매주 양안을 오가는 직항 노선은 승객용 370편,화물편은 48편에 달하게 됐다.

이 같은 조치는 최근 대만을 방문하는 본토 관광객이 급증하고 본토에 투자하는 대만 사업가들이 늘어나면서 직항 노선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대만 항공당국은 밝혔다. 지난해에만 대만인 400만여명이 중국을 방문했으며 중국인 97만명가량이 대만을 찾았다.

양안 간 하늘길은 2008년 7월 처음 개통됐으며,지난해 4월 제3차 양안 회담에서 전세기 대신 주 270편의 정규 항공편을 운항키로 합의해 그해 8월부터 직항편 운항이 시작됐다. 중국과 대만 모두 이번 증편 움직임이 향후 무역 증대 등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차이나데일리는 전했다.

양안 간 교류 증가와 관계 호전은 대만 경제의 성장동력이 되고 있다. 대만 통계청에 따르면 대만의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27%로 1978년 3분기 성장률(17.06%) 이후 31년 만에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수출은 42.17% 증가했고 내수도 12.93% 늘었다. 각종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자 대만 정부는 올해 전체 성장률 목표치를 당초 예상했던 4.72%에서 6.14%로 상향 조정했다. 대만의 양호한 경제성적표에 대해 와이호 렁 바클레이즈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양안 관계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개선된 데다 중국 경제의 회생이 대만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양안은 최근 베이징과 타이베이에 상호 관광사무소를 설치했으며 대만은 상하이엑스포에 국가관을 만들어 40년 만에 처음으로 엑스포에 참가했다. 중국과 대만은 양안 간 자유무역협정에 해당하는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체결도 추진 중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