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4일(현지시간) 모국 문제로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는 등 시험대에 올랐다.

반 총장은 이날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천안함 사건에 대해 국제 조사팀이 제시한 증거들은 '거부할 수 없고 압도적인' 것"이라며 "유엔 사무총장으로서,그리고 한 사람의 대한민국 시민으로서 이는 매우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안보리가 이 문제를 다뤄서 필요한 조치들을 취할 것을 희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기자가 "이 사건에 더 특별하게 대처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그는 "이 사건은 지난 40~50년간 일어난 수차례의 북한에 의한 도발들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것 중 하나"라며 한반도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한 책임의식을 드러냈다.

반 총장의 회견이 끝난 뒤 워싱턴포스트 기자 출신으로 현재는 유엔 개인 블로거로 활동 중인 칼럼 린치는 자신의 블로그에 "북한 어뢰에 의한 한국 군함 침몰 사건은 반 총장에게는 국제적 위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며 "이는 한국전 당시 북한군의 침공으로 고향을 버리고 피란길에 올라 배고픔을 견뎌야 했던 그의 개인사와도 무관치 않다"고 적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