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레이더] 성남, 고도제한 완화에도 무덤덤…"팔아달라" 문의만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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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주공아파트 단지.'고도제한 확 풀렸습니다'라는 플래카드가 선명하다. 국방부가 지난 12일 서울공항 등 전국 10곳 공군비행장 주변의 고도제한을 푼 데 대한 반응이다. 하지만 전국 최대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성남지역 부동산 시장은 차분하기만 했다.
이인국 스마트공인중개 대표는 "태평동 수진동은 고도제한 완화 혜택이 거의 없다"며 "호재가 생겼을 때 팔자는 아파트 소유자들의 연락이 많다"고 말했다. 2001년 LH가 주도하는 주거환경개선사업구역으로 지정된 태평2 · 4구역은 공공개발 성격이 강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최대 수혜 지역인 영장산 뒤편은 매도세가 오히려 더 강하다. 신흥주공,신흥2구역,산성구역,금광1구역 등은 40층까지 층고를 높일 수 있지만 시장 반응은 없다. 신흥주공 단지 내 김성규 엘지공인 대표는 "기대 이상으로 층고가 완화됐지만 급매물 한두 개가 거래된 정도"라며 "이참에 팔고 나가겠다는 분위기가 강한 편"이라고 말했다. 호재가 이미 반영돼 가격은 76㎡형이 4억3000만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성남의 유일한 상업지역인 '도환중1구역'도 한산했다. 중원구 중동의 이남국 매니저공인중개 대표는 "팔려는 문의전화만 온다"며 "10년 넘게 일하면서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2001년부터 기다려온 호재가 막상 터졌음에도 시장이 썰렁한 이유는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남은 변수는 구역별 정비구역 지정고시와 올해 말 용역결과가 나오는 '2020 성남시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이다.
주민들은 여기서 용적률이 높아지고 용도지역도 변경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신흥주공은 올초 재건축 층고를 15층으로 명시한 정비구역 지정을 신청했다 반려됐다. 엘지공인 관계자는 "반려가 차라리 전화위복이 됐다"며 "용적률이 230%에서 250%로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2020 기본계획도 관심이다. 성남지역은 신흥주공을 제외하곤 모두 공공부문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돼 채산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성남시 도시개발과 관계자는 "2001년 발표된 기본계획을 바꾸기 위해 용역을 진행 중"이라며 "26곳으로 나뉜 도시주거환경정비 개발단위를 통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