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250원으로 폭등 마감…"환율 상단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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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당국 종가관리 개입
장 막판 27원 끌어 내려
원달러 환율이 1250원으로 폭등했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다시 불거지고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환율은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장 중에는 1277원까지 치솟았으나, 외환당국의 종가 관리성 개입으로 상승분을 일정 부분 반납해야만 했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5.5원(2.92%) 치솟은 12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250원대로 오른 것은 지난해 8월19일 1255.8원으로 마감된 이후 처음이다.
이날 환율 급등은 밤사이 급락한 뉴욕증시가 먼저 불을 질렀다. 스페인 중앙은행이 지난 주말 경영위기에 처한 지방은행 카자수르를 국영화한다고 발표하자 다우지수는 지난 2월10일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며 1만선이 위협 받았다. 유로존 위기가 은행업계로 폭넓게 전염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에서다. 뉴욕장에서 유로화는 1.2371달러까지 급락했다.
국제 금융시장 분위기가 또다시 안전자산 선호심리 쪽으로 굳어지자 뉴욕장에서 역외환율은 또다시 급등했다. 이를 반영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5원 급등한 1224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게 부각되자 환율은 꾸준히 상승폭을 확대하며 오전 장 후반 1260원선으로 폭등했다.
이날 탈북자 학술단체인 'NK지식인연대'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민군합동조사단의 발표가 있었던 20일 오후 7시께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이 '3방송'에 나와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김정일 위원장이 전군, 인민보안부, 국가보위부, 노농적위대, 붉은청년근위대에 만반의 전투태세에 돌입하라고 명령했다'고 밝혔다.
한 시장참가자는 "오전 중 당국은 구두개입뿐 아니라 2억달러 가량의 매도 개입을 단행한 것으로 추정됐지만, 오늘 같은 환율의 폭등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오후 들어서도 환율의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 역외세력 중심의 달러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된 데다, 오전까지만 해도 조용했던 수입업체들의 결제용 달러 매수세도 가세하며 환율 상승을 부추긴 탓이다. 이에 오후 2시32분경 환율은 1277원까지 폭등했다.
하지만 이후부터 환율의 폭등세는 진정되기 시작했다. 당국이 연일 폭등세를 연출하는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달러 매도에 공격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환율은 1277원을 고점으로 내리막길을 걷더니 결국 고점대비 27원이나 빠진 1250원에서 종가를 형성했다. 딜러들은 이날 당국이 10억달러 정도를 매도한 것으로 추정했다.
한 시장참가자는 "환율이 오버슈팅(과도한 상승)한 원인은 한국경제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아닌 유로존 재정위기, 지정학적 리스크 등 외적 요인 때문"이라며 "정부가 달러 매도 개입을 통해 환율 급등을 그나마 안정시키고 있지만, 북한이라는 긴장감이 해소되지 않으면 환율의 상단은 속수무책으로 열려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른 시장참가자는 "환율 폭등은 남북관계 악화가 가장 큰 요인"이라며 "이 때문에 환율 하락은 6월 지방선거 이후 남북관계가 완화되면서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스페인 이슈는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아닌데도 아침에 과민하게 반응한 면이 있다"며 "앞으로도 이런 변동성 장세는 선거 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4.10포인트(2.75%) 폭락한 1560.83을, 코스닥지수는 26.37포인트(5.54%) 떨어진 449.96을 나타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증시에서 5859억원어치를 순매도, 환율 상승에 무게를 실었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1.23달러 아래로 고꾸라졌다. 오후 3시30분 현재 유로달러 환율은 1.2285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89.72엔을 기록 중이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장 막판 27원 끌어 내려
원달러 환율이 1250원으로 폭등했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다시 불거지고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환율은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장 중에는 1277원까지 치솟았으나, 외환당국의 종가 관리성 개입으로 상승분을 일정 부분 반납해야만 했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5.5원(2.92%) 치솟은 12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250원대로 오른 것은 지난해 8월19일 1255.8원으로 마감된 이후 처음이다.
이날 환율 급등은 밤사이 급락한 뉴욕증시가 먼저 불을 질렀다. 스페인 중앙은행이 지난 주말 경영위기에 처한 지방은행 카자수르를 국영화한다고 발표하자 다우지수는 지난 2월10일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며 1만선이 위협 받았다. 유로존 위기가 은행업계로 폭넓게 전염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에서다. 뉴욕장에서 유로화는 1.2371달러까지 급락했다.
국제 금융시장 분위기가 또다시 안전자산 선호심리 쪽으로 굳어지자 뉴욕장에서 역외환율은 또다시 급등했다. 이를 반영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5원 급등한 1224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게 부각되자 환율은 꾸준히 상승폭을 확대하며 오전 장 후반 1260원선으로 폭등했다.
이날 탈북자 학술단체인 'NK지식인연대'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민군합동조사단의 발표가 있었던 20일 오후 7시께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이 '3방송'에 나와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김정일 위원장이 전군, 인민보안부, 국가보위부, 노농적위대, 붉은청년근위대에 만반의 전투태세에 돌입하라고 명령했다'고 밝혔다.
한 시장참가자는 "오전 중 당국은 구두개입뿐 아니라 2억달러 가량의 매도 개입을 단행한 것으로 추정됐지만, 오늘 같은 환율의 폭등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오후 들어서도 환율의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 역외세력 중심의 달러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된 데다, 오전까지만 해도 조용했던 수입업체들의 결제용 달러 매수세도 가세하며 환율 상승을 부추긴 탓이다. 이에 오후 2시32분경 환율은 1277원까지 폭등했다.
하지만 이후부터 환율의 폭등세는 진정되기 시작했다. 당국이 연일 폭등세를 연출하는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달러 매도에 공격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환율은 1277원을 고점으로 내리막길을 걷더니 결국 고점대비 27원이나 빠진 1250원에서 종가를 형성했다. 딜러들은 이날 당국이 10억달러 정도를 매도한 것으로 추정했다.
한 시장참가자는 "환율이 오버슈팅(과도한 상승)한 원인은 한국경제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아닌 유로존 재정위기, 지정학적 리스크 등 외적 요인 때문"이라며 "정부가 달러 매도 개입을 통해 환율 급등을 그나마 안정시키고 있지만, 북한이라는 긴장감이 해소되지 않으면 환율의 상단은 속수무책으로 열려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른 시장참가자는 "환율 폭등은 남북관계 악화가 가장 큰 요인"이라며 "이 때문에 환율 하락은 6월 지방선거 이후 남북관계가 완화되면서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스페인 이슈는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아닌데도 아침에 과민하게 반응한 면이 있다"며 "앞으로도 이런 변동성 장세는 선거 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4.10포인트(2.75%) 폭락한 1560.83을, 코스닥지수는 26.37포인트(5.54%) 떨어진 449.96을 나타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증시에서 5859억원어치를 순매도, 환율 상승에 무게를 실었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1.23달러 아래로 고꾸라졌다. 오후 3시30분 현재 유로달러 환율은 1.2285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89.72엔을 기록 중이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