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주택 특별공급에 신청할 수 있는 사람은 일종의 조커(joker)를 들고 있는 겁니다. 까다로운 자격요건을 충족시킨 사람들이라 이왕이면 서울이나 강남 인근 보금자리주택 당첨을 겨냥하는 거죠."

2차 보금자리지구의 생애최초 특별공급 청약이 한창이던 지난 14일.국토해양부 고위 관계자는 경기권 청약률이 극히 저조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특별공급은 일반공급에 비해 경쟁이 덜 치열하기 때문에 비인기 지역인 경기권에 신청자가 몰리지 않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서울지역 경쟁률만 20 대 1 안팎이고 경기권은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쏠림 현상은 일반공급이 시작되면 개선될 것이란 예상도 이어졌다.

작년 10월 시범지구에 비하면 경기권 2차 보금자리주택 청약 경쟁률이 현격하게 떨어진 만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던 상황이었다. 이 관계자가 꺼내든 '조커론'을 듣고 일단 일반공급 신청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그러나 웬걸,일반공급 청약 마지막 날인 25일에도 경기권 보금자리주택 경쟁률은 크게 오르지 않았다. 5일째 일반공급 신청을 받았는데도 경기권 4개 지구의 성적은 작년 시범지구 청약열기에 비하면 참담했다. 총 14개 평형의 신청을 받은 시흥 은계에선 4개 평형만 접수가 마감됐다. 평균경쟁률도 0.65 대 1에 불과했다. 남양주 진건은 15개 평형 중 10개가 미달됐고 부천 옥길은 10개 평형 중 2개가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일반공급 신청자들이 경기권 보금자리에 많이 신청할 것이란 국토부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다.

집값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민간 건설사가 분양한 인근 아파트와 가격차가 크게 나지 않는 경기권 보금자리주택은 인기를 끌기 힘들다. 수요가 적은 곳에 무리하게 공급했기 때문은 아닌지,올해 18만8000채 등 보금자리 공급목표 달성에 집착한 후과는 아닌지 의문이 든다. 앞으로 3~8차까지 공급될 보금자리주택은 대부분 경기권일 수밖에 없는 만큼 보완책이 필요하다. '이번은 사전예약이고 1년 뒤 본청약 때엔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으로 위안하는 것은 '조커론'만큼이나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장규호 건설부동산부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