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5일 "우리 군이 지난 10년 동안 주적 개념을 정립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민원로회의에서 이같이 밝히고 "그간 발밑의 위협을 간과하고 한반도 바깥의 잠재적 위협에만 치중했다"고 말했다. 이는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2004년 국방백서에서 사라진 '북한은 주적'이란 개념을 부활시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오는 10월 발간할 국방백서에 '북한=주적' 개념을 재표기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어느 대목에 어떤 표현을 사용할지를 놓고 실무적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또 "세계를 상대로 (천안함 사태) 조사 결과를 냈기 때문에 어느 나라도 이 과학적인 조사 결과를 부인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나의 궁극적인 목표는 남과 북의 대결이 아니며 이 위기를 극복해 잘잘못을 밝혀 놓고 바른 길로 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 · 미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공고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공교롭게도 북한이 강성대국을 달성한다고 선언한 2012년에 대한민국이 핵안보정상회의를 개최한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해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초청받는 입장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협조를 요청했다. 원로들은 "안보는 자동적으로 부여받는 게 아니라 아픈 희생이 따르게 마련"이라며 "안보에는 여야가 없다. 천안함 사태 이후에 온 국민이 힘을 모으는 것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천안함 사태와 관련,인민군과 민간 예비병력,보안기관에 전투태세 돌입을 명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