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협회, 'KT 방송법 위반' 방통위 신고

KT가 관련 경쟁 업체들로부터 연이어 집중포화를 맞으며 시달리는 형국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KT가 지난해 8월께 출시한 쿡TV스카이라이프 상품에 대해 방송법 위반 등 문제소지가 있다며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쿡TV스카이라이프는 IPTV의 주문형비디오(VOD)와 디지털위성방송을 묶은 하이브리드 서비스로, 스카이라이프의 실시간 채널 90여개와 쿡TV의 VOD를 제공하고 있다.

출시 후 월평균 가입자가 2만명이던 이 상품은 지난달 1일부터 쿡TV스카이라이프와 인터넷 및 유선전화를 4만원가량에 이용할 수 있는 결합상품을 내놓으면서 한달만에 가입자가 8만명이 증가하는 등 현재 가입자가 26만명으로 추산된다.

케이블TV협회가 문제 삼는 부분은 쿡TV스카이라이프와 인터넷을 결합한 상품의 가격이 지나치게 낮아 저가 출혈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결합상품의 가격은 3년 약정에 3만2천원으로, 인터넷 이용료를 제외한 쿡TV스카이라이프 가격은 8천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케이블TV협회 관계자는 "저가 마케팅으로 시장 교란이 발생해 유료방송 시장이 황폐화될 수 있다"면서 "낮은 이용료로 인해 PP 수신료도 떨어져 유료방송 시장의 악순환 구조가 고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KT 측에서는 케이블TV협회가 억지춘향식 주장을 하고 있다고 항변하고 나섰다.

KT 관계자는 "케이블TV협회가 주장하는 내용은 이전투구를 하자는 것"이라며 "결합상품 등장으로 스카이라이프 고객이 늘면 PP도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는데 이런 측면을 간과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방통위 관계자는 "관련 부서들이 신고서 내용을 검토하기 시작한 단계"라며 "세부적인 사안을 법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에도 KT에 악재가 발생했다.

SK브로드밴드가 KT 직원들이 자사 고객의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빼냈다며 KT를 검찰에 형사 고발한 것.
KT 직원들이 대구의 한 아파트 통신장비실에서 SK브로드밴드 가입자 전화번호를 몰래 가로챘다는 게 SK브로드밴드 측의 주장이다.

KT는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어 최대 경쟁업체인 SK텔레콤마저 KT를 자극했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전날 월드IT쇼 전시장을 방문, 아이폰 4G 도입 여부와 관련해 "애프터서비스(AS) 문제가 최대 걸림돌"이라고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면서 KT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KT가 이동통신과 IPTV, 초고속인터넷 등 다방면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가운데, 이들 분야가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며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업체 간 이전투구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