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중반까지 인쇄회로기판(PCB)의 표면처리 분야는 환경오염물 배출이 유독 많기로 악명 높았다. 나라 안팎으로 납,수은 등의 유해물질 사용을 억제하고 이를 대체할 친환경 재질 사용을 의무화한 것도 이맘 때다.

현진전자㈜(대표 태봉진) 역시 2006년 PCB 친환경 표면처리기술 개발을 목적으로 출발선에 섰다. 이 회사는 그간 PCB 후처리 방법으로 자주 썼던 금도금,은도금,OSP 대신 '무전해 주석(Tin) 도금'을 주력으로 삼아 자동라인 설치에 박차를 가했다. 태봉진 대표는 "국내 최초 시도라 시행착오가 많았지만 6개월 만에 성공의 결실을 맺었다"며 "친환경 녹색성장에 최적인 후처리공법으로 지속적인 사용이 가능하다"고 차별성을 언급했다.

주석 도금 외에 '구멍(hole) 내부 동(銅)도금 공법'도 이 회사의 자랑거리다. 이 기술이 가능한 임가공업체로는 '국내 최초'라는 기록을 갖고 있을 정도. 동도금 사업부의 경우 올초 추가로 도금의 핵심설비인 정류기를 증설해 기존보다 60%를 더 생산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친 상태다.

태 대표는 전자부품의 발전에 따라 점차 제조공정의 난이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특유의 통찰력과 치밀함으로 지금껏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 왔다. 그는 "사장의 경쟁력이 사업의 경쟁력이라 생각해 한층 더 노력을 기울였다"며 "더불어 '전 직원의 멀티태스크화'를 독려함으로써 업적 창출에 힘을 실은 것도 주효했다"고 덧붙였다.

작년 10월부터는 LED 조명의 핵심부품인 금속 원자재 MBCCI의 생산에도 도전장을 던졌다. 에너지 절약기능이 뛰어난 LED시장이 향후 60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등에 업고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해 뛰어든 사업이다. 앞으로 이 분야의 기술 개발과 투자에 만전을 다 한다는 게 회사 측의 각오다.

태 대표는 "10년 후에는 매출액 500억원이 넘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해서 코스닥 상장까지 이루겠다"며 "궁극적으로는 전 직원이 주인이 되는 평생직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그는 국제로터리클럽 회원으로 꾸준한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