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이 급증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발행사가 대부분 상장폐지 가능성이 있는 한계기업들로 드러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사모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은 2008년 하반기 2103억원에서 지난해 하반기 9131억원으로 334%의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들어 지난 4월말까지 발행된 BW 중 사모 발행이 82%를 차지하며 공모 발행 대비 사모비중이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모 발행은 기업이 은행이나 증권사 등 기관투자가나 특정개인에게 사채를 발행하는 것으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공모와 대응하는 개념이다.

문제는 일반 주식투자자의 경우 사모 BW의 워런트가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유통 주식수 증가에 따른 주가하락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 발행사는 증권사 중개로 저축은행 등 투자자에게 BW를 발행하고 이 투자자는 사전약정에 의해 발행 직후 신주인수권(워런트)을 분리, 최대주주 등에게 매각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중 워런트가 매각된 사례를 보면 82건 중 57건이 최대주주, 19건은 개인 및 법인, 증권사 4건 등이었다.

특히 발행사가 주로 신규 대출 등이 어려운 BB+이하 투기등급 코스닥업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감독당국은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사모 BW 발행사 117개사 중 21개사가 발행 이후 상장폐지가 확정돼 증시에서 퇴출됐다.

박원호 금감원 기업공시본부 본부장은 "발행사는 저리에 자금을 조달받고 투자자는 워런트 매각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구조"라며 "특히 최대주주가 자금부담 없이 지분을 확보할 수 있어 최근 사모 BW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하지만 사모 BW 발행사는 주로 투기등급 기업으로 상장폐지 가능성이 상존한다"면서 "워런트 주식전환으로 발행주식수가 크게 증가해 주가하락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일반 주식투자자들은 주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