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중고차 시세는 전반적으로 보합세를 유지하며 전달과 큰 변동 없이 꾸준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 차종별로는 중형,준중형,소형 차량은 시세에 변화가 없었으나 대형 차량은 약간 주춤하는 모습이다. 글로비스 경매장의 경우 5월 한 달간 62~65% 수준의 높은 낙찰률을 보였다. 이 지표는 소매시장이 어떻게 변할지를 보여주는 선행지표다. 60%가 넘었다는 것은 성수기를 눈앞에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매년 6월은 중고차 시장에서 1년 중 가장 활발하게 거래가 이뤄지는 시기 가운데 하나다. 중고차 매매 업체들은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중고차를 구매하고자 하는 손님들을 잡기 위해 이 시기에 적극적으로 중고차 매입에 나선다. 이 때문에 거래량은 물론 가격 역시 강세를 보인다. 휴가용으로 적합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특히 잘 나간다.

중고차 시세는 여름 휴가철이 지나면 소폭의 조정을 받는다. 추석 연휴를 즈음해 잠깐의 성수기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차종은 찾는 이가 줄고 가격도 서서히 떨어진다. 중고차를 팔고 신차를 구입할 계획이 있는 고객들에게 6월을 권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중고품 거래는 시간이 갈수록 간편해지고 있다. 인터넷과 전자상거래의 발전 덕이다. 의류,생활용품,가구,정보기술(IT) 기기 등 다양한 상품들이 활발히 거래된다. 중고차는 예외에 속한다. 가격이 비싼 제품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제품에 대해 신뢰하기 힘든 품목이라는 게 더 큰 이유다. 이 문제는 세월이 지나도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

중고차를 잘 사고 잘 파는 방법 중 으뜸은 직거래다. 유통 마진이 없는 만큼 차를 파는 쪽과 사는 쪽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간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상대방을 믿을 수 있다는 전제 아래에서의 얘기다.

실제 중고차 유통 환경은 훨씬 거칠다. 인터넷을 뒤지면 허위 매물이 가득하다. 개인을 가장한 매매업자들이 많고 차량 기록 조작도 심심치 않게 이뤄진다. 탈세를 위한 불법 당사자 거래와 이중 계약서,명확한 기준이 없는 거래 가격 등도 중고차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점이다. 온전한 직거래를 위협하는 요인이 너무도 많다는 얘기다.

그런 면에서 경매는 비교적 바람직한 대안으로 꼽힌다. 투명한 거래 방식과 정확한 성능 점검을 바탕으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시장 전체를 한꺼번에 바꿀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경매장에서 차량을 매입하는 업체라면 앞에서 언급한 불법행위를 시도할 이유가 없어진다.

글로비스 경매장은 전국에 2곳밖에 없지만 이곳에서 차량을 매입하는 회원 업체는 760여개에 달한다. 전국 매매 업체 4000여곳 중 5분의 1에 육박한다. 경매가 중고차 시장의 선진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글로비스 자동차경매장 부장 rjs3762@glovi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