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란 시간,공간,정신적 효용과 같은 무형의 가치를 생산하는 경제적 활동으로서,하나의 조직이 다른 조직들을 위해 수행하는 작업을 말한다. 또 이를 다루는 산업을 서비스산업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 서비스산업의 국내총생산(GDP)은 전체 GDP 대비 1980년 47.3%,2000년 54.4%,2007년 57.6%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서비스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비중 역시 1980년 37.0%,2000년 61.2%, 2007년 66.7%로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선진국들을 보면 서비스산업의 GDP 비중은 70% 수준이고,고용비중도 80% 수준으로 매우 높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수준으로 갈 것이 확실시된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서비스업 노동생산성이 주요 선진국보다 매우 낮다는 점이다. 2000~2007년 한국의 서비스업 노동생산성은 구매력평가기준(PPP)으로 미국의 44.8%,프랑스의 57.7%,일본의 59.5% 수준에 그친다. 2000~2007년간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PPP 기준 노동생산성을 비교해 봐도 마찬가지다. 제조업을 100으로 칠 때 한국의 서비스업은 54.7%에 불과하지만 미국은 83.6%,프랑스는 86.8%,일본은 85.9%로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서비스업이 개발도상국 수준임을 알 수 있다.

그러면 현시점에서 서비스산업의 선진화를 위해 어떤 대책이 효과적일까. 우선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서비스산업에 맞는 훈련된 인재 양성이 절실하다. 인재 양성은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제고에 필수적인 인프라다.

최근 서비스산업의 선진화에 필요한 학문으로 서비스 사이언스라는 학문분야가 미국을 중심으로 대두되고 있다. 서비스 사이언스는 서비스산업의 본질을 규명하고,이를 바탕으로 서비스산업의 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이루기 위해 여러 학문 분야의 기술 경영적 융합시도에서 탄생한 신학문 분야이다.

서비스 사이언스는 서비스 주도의 경제가 요구하는 가치와 기술,그리고 역량을 개발하기 위해 전산과학,경영학,산업공학,운영과학,사회과학,통계학 등과 같은 기존의 확립된 분야들의 접목을 통해 개척되고 있다. 따라서 융합과학으로서 서비스 사이언스를 우리도 도입해 서비스산업 선진화에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 대학들도 서비스 사이언스 교육과정을 개설해 서비스산업을 위한 인재 양성을 서둘러야 한다.

두 번째로 서비스산업의 R&D 비중을 늘려야 한다. 우리나라는 제조업에 편중된 R&D 투자로 인해 전체 민간 R&D에서 서비스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7% 수준에 불과하다. 이러한 비중은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으로,서비스 산업의 선진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서비스산업이 차지하는 GDP 비중이나 고용비중이 증대되고 있어 향후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높이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서비스산업의 R&D 비중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서비스 품질의 선진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지난 13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국제공항협의회(ACI)의 공항서비스품질평가(ASQ)에서 5년 연속 최우수공항상을 수상했다. 1993년 공항서비스 평가가 시작된 이래 한 공항이 5년 연속 1위에 오른 것은 인천공항이 처음이라고 한다.

인천공항의 경쟁력은 출입국 심사에 소요되는 평균시간이 출국 15분40초,입국 12분43초로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수화물을 찾는 시간도 가장 짧다는 데 있다. 이러한 최고의 서비스 품질은 인천공항이 정보기술(IT)을 서비스 품질에 접목하고 고객만족 경영을 꾸준히 실행해온 결과이다. 다른 서비스업체들도 우리의 장점인 높은 IT 수준을 서비스 기술로 승화시켜 서비스 품질의 선진화가 앞당겨지기를 바란다.

박성현 서울대 명예교수·통계학

/신품질포럼 대외협력분과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