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여당내 경제 전문가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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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가 끝나면 정부는 공기업 개혁,의료산업 선진화 등 그동안 미뤘던 민감한 현안들을 해결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당정 간 손발이 잘 맞아야 한다. 하지만 관가 안팎에선 '과연 잘할 수 있을까'하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요즘 기획재정부 간부들을 만나면 한숨부터 쉰다. 현재 마무리 단계인 18대 국회 후반기의 원(院)구성 때문이다. 재정부 소관 상임위원회는 기획재정위다. 주요 경제정책 입안 과정에서 정부가 씨름해야 하는 곳이다. 이런 재정위에 정치 '거물'들이 속속 입성 채비를 하고 있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를 비롯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김성조 한나라당 전 정책위의장 등이 그들이다.
박 전 대표는 여당 내에서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다. 보건복지위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데다 평소 복지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것을 감안하면 아무래도 복지 분야에 더 많은 예산을 배정할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재정부의 한 간부는 "재정을 건전하게 운용하는 것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차기 대선주자가 기획재정위에 들어오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
이한구 의원은 국가채무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든 재정통이다. 지난해 정부 부채 규모를 놓고 한창 논쟁이 벌어졌을 때 국가채무가 1400조원으로 정부 공식 발표치보다 3배 이상에 달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재정부로서는 이 의원의 기획재정위 입성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또 다른 고민은 여당 내 경제 전문가들이 적다는 것이다. 재정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김성조 전 정책위의장은 법학교수 출신이다. 정책 현안에 대한 소속 의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조율하고 장관과 머리를 맞대어 결론을 도출하려면 아무래도 경제정책 현안들에 정통해야 한다. 한나라당 정책위의장과 예결위 위원장을 역임하긴 했지만 경제통이라고 보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당정 협의를 주도하는 국회 정책위의장은 고흥길 의원이 새로 맡았다. 3선인 고 의장은 지난 10년간 의정활동 대부분을 문화관광위원회에서 보냈다. 경제 관련 분야 경험은 적다. 정치는 감각으로 하는 것이라는 반론이 나올 수 있긴 하지만 정책이 정치적 판단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면 그릇된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정종태 경제부 기자 jtchung@hankyung.com
요즘 기획재정부 간부들을 만나면 한숨부터 쉰다. 현재 마무리 단계인 18대 국회 후반기의 원(院)구성 때문이다. 재정부 소관 상임위원회는 기획재정위다. 주요 경제정책 입안 과정에서 정부가 씨름해야 하는 곳이다. 이런 재정위에 정치 '거물'들이 속속 입성 채비를 하고 있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를 비롯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김성조 한나라당 전 정책위의장 등이 그들이다.
박 전 대표는 여당 내에서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다. 보건복지위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데다 평소 복지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것을 감안하면 아무래도 복지 분야에 더 많은 예산을 배정할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재정부의 한 간부는 "재정을 건전하게 운용하는 것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차기 대선주자가 기획재정위에 들어오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
이한구 의원은 국가채무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든 재정통이다. 지난해 정부 부채 규모를 놓고 한창 논쟁이 벌어졌을 때 국가채무가 1400조원으로 정부 공식 발표치보다 3배 이상에 달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재정부로서는 이 의원의 기획재정위 입성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또 다른 고민은 여당 내 경제 전문가들이 적다는 것이다. 재정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김성조 전 정책위의장은 법학교수 출신이다. 정책 현안에 대한 소속 의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조율하고 장관과 머리를 맞대어 결론을 도출하려면 아무래도 경제정책 현안들에 정통해야 한다. 한나라당 정책위의장과 예결위 위원장을 역임하긴 했지만 경제통이라고 보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당정 협의를 주도하는 국회 정책위의장은 고흥길 의원이 새로 맡았다. 3선인 고 의장은 지난 10년간 의정활동 대부분을 문화관광위원회에서 보냈다. 경제 관련 분야 경험은 적다. 정치는 감각으로 하는 것이라는 반론이 나올 수 있긴 하지만 정책이 정치적 판단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면 그릇된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정종태 경제부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