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는 경유 엔진을 쓰는 게 일반적이다. SUV 차체는 기본적으로 크고 무겁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쓰비시는 휘발유 엔진을 장착한 중형 SUV 아웃랜더를 대표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최근 시승한 뉴 아웃랜더 2.4는 의외로 힘이 부족하지 않았다. 2360cc 엔진을 달고 최고 출력 170마력,최대 토크 23.0㎏ · m의 동력을 냈다. 6단 무단변속기(CVT)와 운전대 패들시프트(수동 변속 막대)도 갖췄다. 변속 구간마다 약간의 충격이 있었지만 무리가 간다는 느낌은 없었다.

처음 출발할 땐 다소 느렸다. 하지만 추가 가속 때는 거침이 없었다. 여기에다 휘발유 차량의 최대 장점인 정숙성과 부드러운 승차감을 더했다. 경유 SUV 운전자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했다는 점은 커다란 매력이다.

뉴 아웃랜더가 구형과 가장 많이 달라진 부분은 지붕 디자인이다. 크고 높은 SUV의 경우 철제 루프를 얹으면 좌우 흔들림(롤링)이 커지게 마련이다. 뉴 아웃랜더는 가벼운 알루미늄 루프를 적용,차량 흔들림을 제거했다. 무게중심을 낮추면서 고속 코너링 때도 안정감을 줬다.

뉴 아웃랜더에서 미쓰비시의 고성능 세단 랜서 에볼루션의 실루엣을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제트파이터 라디에이터 그릴과 아웃사이드 미러 등은 랜서 에볼루션에 적용한 디자인 그대로다.

스마트키와 가죽시트,전동식 선루프,록포드 650W 프리미엄 오디오 등 편의장치가 많다. 안전 사양으로는 어드밴스트 에어백과 커튼 에어백,차체자세제어장치(ASC) 등이 있다. 기본적으로 2륜 구동으로 달리다 상황에 따라 4륜 구동으로 바꿀 수 있다.

뉴 아웃랜더의 가격은 3690만원이다. 종전 3.0 모델(4490만원)보다 17.8% 인하,경제성을 더했다. 공인 연비가 ℓ당 10.7㎞인데,실연비와 좀 차이가 나는 게 아쉬웠다. 변속기 레버가 짧아 운전 중 변속할 때 몸을 앞으로 숙여야 하는 불편함도 있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