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의 男' 이창동 감독 “나에게 있어 칸 영화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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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에 이어 ‘시’가 각본상까지 수상하며 ‘칸의 남자’로 영화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창동 감독이 영화제를 마친 소감에 대해 솔직한 발언을 해 이목을 끌었다.
26일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에서 진행된 영화 ‘시’ 기자회견에서 이 감독은 “영화에 대한 국내외 반응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면서 “영화 문법 등 많은 점에 우려를 했지만, 그들의 반응을 보면서 영화라는 것이 다 비슷하구나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 감독은 특히 영화 ‘시’가 경쟁부문에 진출, 각본상을 수상한 것과 관련해 “나에게 있어 칸영화제는 세계 영화인들을 만날 수 있는 관문이 돼버렸다”면서 “그런 점에서 이번 경쟁 진출은 부담에 따른 스트레스가 컸다. 더욱이 영화는 하나의 창조물인데, 마치 올림픽처럼 경쟁을 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랬다”라고 솔직히 털어놨다.
이어 “다만, 눈에 실 핏줄이 터질 정도로 열심히 열연을 펼쳐준 윤정희 선생님께 여우주연상을 안겨주고 싶었는데, 다음 기회를 기약하게 돼 안타깝다”면서 주인공 ‘미자’역의 윤정희에게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이창동 감독은 “나는 내 작품에 대해 매우 소심하고 자학하는 편이다”라면서 “물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관객들의 반응에 의해 내 부끄러움과 허물이 잊혀질 때도 있지만 영화에 대한 에너지를 위해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창동 감독의 5번째 영화인 '시'는 손자와 함께 살아가는 할머니이자 삶의 종착역을 눈앞에 둔 60대 여성 ‘미자’가 시 쓰기에 도전하면서 겪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13일 국내 개봉 후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어 내고 있다.
한경닷컴 김명신 기자 s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