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디자인연구소는 ‘아이디어 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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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력발전시스템 등 아파트 생활밀착형 제품 잇따라 개발
강찬희 소장 “고객입장에서 생각하면 아이디어 샘 솟아”
롯데건설이 아파트에서 전기를 만들어 쓸 수 있도록 개발한 ‘미소(微少)수력발전시스템’이 업계에서 화제다.
이 시스템은 아파트 단지 내로 들어오는 상수도 공급관에 소형 터빈발전기를 설치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아파트로 들어오는 상수가 단지 내 지하 물탱크에 쏟아지는 것에 착안해 공급관 중간에 터빈을 설치해 수압을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것이다.
수력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원리와 같지만 아주 작은 터빈을 활용하는 게 차이점이다. 상수도 공급관에서 생산된 전력을 엘리베이터실 같은 공용부위에 사용할 경우 태양광이나 지열에너지보다 15% 정도 효율이 높다고 롯데건설은 설명했다.
롯데건설이 특허출원한 미소수력발전시스템 개발을 5월초 발표하자 다른 업체에서 무릎을 쳤다고 한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지만 먼저 실행에 옮기지 못한 ‘콜럼부스 달걀’같은 아이디어였기 때문이었다.
미소수력발전시스템의 아이디어는 롯데건설 디자인연구소에서 나왔다. 롯데건설에서 지난 23년간 아파트 디자인분야에서만 일해 온 강찬희 디자인연구소장은 “고객 입장에서 나온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서울 잠원동 롯데건설 본사에서 그를 만나 아파트에 적용되는 디자인 얘기를 들어봤다.
-미소수력발전시스템의 개발 배경은 뭔가.
“다른 회사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롯데건설 디자인연구소도 무수한 아이디어 회의를 한다. 5개팀으로 이뤄진 디자인연구소의 기전팀에서 미소수력발전시스템에 대한 첫 아이디어가 나왔다.
그 아이디어를 실제로 개발할 수 있는지 다른 부서에 문의했고 충분히 개발가능하다는 의견을 확인한 후 특허출원까지 냈다. 아이디어 차원에서 시작된 미소수력발전시스템은 올 1월부터 분양된 용인 신동백 롯데캐슬 아파트에 실제로 적용하게 된다”
-미소란 이름도 독특하다.
“사실 수력발전에선 발전용량에 따라 대수력 중수력 소수력 마이크로수력으로 구분된다. 미소수력발전시스템의 발전용량은 100kw미만이기 때문에 마이크로수력발전이 정확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상수도를 이용해 아파트에서 생산할 수 있는 발전량은 일반적인 수력발전 용량에 비해 미소(微少)한 양이지만 아파트 공용부에 적용할 경우 관리비 절감효과로 입주자를 미소(微笑)짓게 해주는 시스템이란 의미에서 그렇게 이름을 지었다”
-최근 들어 롯데건설이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는 평가인데...
“사용하지 않는 가전제품의 스위치는 자동으로 꺼지는 대기전력 차단시스템, 옥상에 조성하는 텃밭,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평가하는 프로그램, 아파트 단지 내 부대시설의 관리비도 줄일 수 있는 지열냉난방시스템과 전열교환식 시스템 등은 매우 이례적인 적용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우리 일상생활에도 많은 변화를 몰고 있는데 디자인연구소에서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아파트 생활의 편의성을 추구하는 시스템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모두 디자인연구소의 자체 아이디어인가.
“자체 아이디어도 있지만 디자인 분야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고 국민대 테크노디자인 건축전문대학원과 산학협력 덕을 보고 있다.
3년 전부터 시작된 산학협력을 통해 국민대 대학원으로부터 주기적으로 전세계의 디자인 트렌드에 관한 보고서를 받는다. 주로 일상 생활과 관련된 디자인 보고서다.
보고서를 토대로 아파트 입주민에게 꼭 필요한 아이디어를 추린 후 이를 개발해서 아파트에 실제로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미 3년간 축적된 보고서는 아이디어의 보고(寶庫)인 셈이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꼭 실제 생활에 편리할 것이란 보장도 없는 것 아닌가.
“롯데건설은 3년전 디자인 경영을 선언했고 디자인연구소에는 자문단도 구성돼 있다. 자문단에는 건축디자인 및 인테리어 분야에서 유명한 교수도 있지만 소비자학으로 학계에서 저명한 교수도 포함돼 있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다.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기술인지, 아닌지 사전에 판단하고 개발에 들어간다. 소비자가 없는 디자인은 기술로 가치가 없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고객만족은 변할 수 없는 기업의 가치이기 때문이다“
-고객이 만족할 만한 기술이라도 개발되지 않고 사장될 수 있는 것 아닌가.
“회사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고 사견임을 전제로 얘기해 볼 수 있다. 롯데그룹의 강점 가운데 하나가 안정적인 재무구조다. 현금 동원력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 않은가.
고객이 필요로 하고 만족할 만한 기술이라고 판단되면 지금까지 개발됐다고 할 수 있다. 과학적인 근거를 토대로 개발에 나섰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본다“
롯데건설 강찬희 디자인연구소장은 회사 내에서 아이디어 뱅크로 통한다.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디자인을 공부한 게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그는 디자인분야에서만 일하고 임원에 오른 거의 유일한 인물로 건설업계에서 손꼽히기도 한다.
한경닷컴 김호영 기자 enter@hankyung.com
강찬희 소장 “고객입장에서 생각하면 아이디어 샘 솟아”
롯데건설이 아파트에서 전기를 만들어 쓸 수 있도록 개발한 ‘미소(微少)수력발전시스템’이 업계에서 화제다.
이 시스템은 아파트 단지 내로 들어오는 상수도 공급관에 소형 터빈발전기를 설치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아파트로 들어오는 상수가 단지 내 지하 물탱크에 쏟아지는 것에 착안해 공급관 중간에 터빈을 설치해 수압을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것이다.
수력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원리와 같지만 아주 작은 터빈을 활용하는 게 차이점이다. 상수도 공급관에서 생산된 전력을 엘리베이터실 같은 공용부위에 사용할 경우 태양광이나 지열에너지보다 15% 정도 효율이 높다고 롯데건설은 설명했다.
롯데건설이 특허출원한 미소수력발전시스템 개발을 5월초 발표하자 다른 업체에서 무릎을 쳤다고 한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지만 먼저 실행에 옮기지 못한 ‘콜럼부스 달걀’같은 아이디어였기 때문이었다.
미소수력발전시스템의 아이디어는 롯데건설 디자인연구소에서 나왔다. 롯데건설에서 지난 23년간 아파트 디자인분야에서만 일해 온 강찬희 디자인연구소장은 “고객 입장에서 나온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서울 잠원동 롯데건설 본사에서 그를 만나 아파트에 적용되는 디자인 얘기를 들어봤다.
-미소수력발전시스템의 개발 배경은 뭔가.
“다른 회사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롯데건설 디자인연구소도 무수한 아이디어 회의를 한다. 5개팀으로 이뤄진 디자인연구소의 기전팀에서 미소수력발전시스템에 대한 첫 아이디어가 나왔다.
그 아이디어를 실제로 개발할 수 있는지 다른 부서에 문의했고 충분히 개발가능하다는 의견을 확인한 후 특허출원까지 냈다. 아이디어 차원에서 시작된 미소수력발전시스템은 올 1월부터 분양된 용인 신동백 롯데캐슬 아파트에 실제로 적용하게 된다”
-미소란 이름도 독특하다.
“사실 수력발전에선 발전용량에 따라 대수력 중수력 소수력 마이크로수력으로 구분된다. 미소수력발전시스템의 발전용량은 100kw미만이기 때문에 마이크로수력발전이 정확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상수도를 이용해 아파트에서 생산할 수 있는 발전량은 일반적인 수력발전 용량에 비해 미소(微少)한 양이지만 아파트 공용부에 적용할 경우 관리비 절감효과로 입주자를 미소(微笑)짓게 해주는 시스템이란 의미에서 그렇게 이름을 지었다”
-최근 들어 롯데건설이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는 평가인데...
“사용하지 않는 가전제품의 스위치는 자동으로 꺼지는 대기전력 차단시스템, 옥상에 조성하는 텃밭,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평가하는 프로그램, 아파트 단지 내 부대시설의 관리비도 줄일 수 있는 지열냉난방시스템과 전열교환식 시스템 등은 매우 이례적인 적용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우리 일상생활에도 많은 변화를 몰고 있는데 디자인연구소에서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아파트 생활의 편의성을 추구하는 시스템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모두 디자인연구소의 자체 아이디어인가.
“자체 아이디어도 있지만 디자인 분야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고 국민대 테크노디자인 건축전문대학원과 산학협력 덕을 보고 있다.
3년 전부터 시작된 산학협력을 통해 국민대 대학원으로부터 주기적으로 전세계의 디자인 트렌드에 관한 보고서를 받는다. 주로 일상 생활과 관련된 디자인 보고서다.
보고서를 토대로 아파트 입주민에게 꼭 필요한 아이디어를 추린 후 이를 개발해서 아파트에 실제로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미 3년간 축적된 보고서는 아이디어의 보고(寶庫)인 셈이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꼭 실제 생활에 편리할 것이란 보장도 없는 것 아닌가.
“롯데건설은 3년전 디자인 경영을 선언했고 디자인연구소에는 자문단도 구성돼 있다. 자문단에는 건축디자인 및 인테리어 분야에서 유명한 교수도 있지만 소비자학으로 학계에서 저명한 교수도 포함돼 있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다.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기술인지, 아닌지 사전에 판단하고 개발에 들어간다. 소비자가 없는 디자인은 기술로 가치가 없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고객만족은 변할 수 없는 기업의 가치이기 때문이다“
-고객이 만족할 만한 기술이라도 개발되지 않고 사장될 수 있는 것 아닌가.
“회사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고 사견임을 전제로 얘기해 볼 수 있다. 롯데그룹의 강점 가운데 하나가 안정적인 재무구조다. 현금 동원력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 않은가.
고객이 필요로 하고 만족할 만한 기술이라고 판단되면 지금까지 개발됐다고 할 수 있다. 과학적인 근거를 토대로 개발에 나섰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본다“
롯데건설 강찬희 디자인연구소장은 회사 내에서 아이디어 뱅크로 통한다.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디자인을 공부한 게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그는 디자인분야에서만 일하고 임원에 오른 거의 유일한 인물로 건설업계에서 손꼽히기도 한다.
한경닷컴 김호영 기자 en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