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2002년 6월의 붉은 물결을 기억하고 있다. '붉은 악마'가 되어 외친 '대∼한민국'의 함성은 본선 첫 승과 월드컵 4강이라는 기적을 만들어 준 요인 중 하나였다.

한국 뿐만 아니라 각 나라의 축구 국가대표팀은 저마다 고유의 응원단을 갖고 있다. 특색있는 복장과 다양한 응원구호로 무장한 다른 국가의 응원단도 알고 있으면 재밌을 것이다.

지난 24일 대한민국에 0:2로 완패하며 '우울한 월드컵 출정식'을 가졌던 일본. '울트라 닛뽄'으로 불리는 일본의 응원단은 이미 우리나라 에서도 유명하다. 1992년 히로시마에서 열린 아시아컵에서 일본이 우승한 후 본격적으로 결성 된 '울트라 니폰'은 '박수 세번'과 '닛뽄'을 외치는 고유의 응원방식을 고수하고 있으며 조직적인 응원활동 대신 개개인의 참여로 응원을 유도하고 있다.

비록 월드컵 본선부대에서 그들의 응원을 볼 순 없지만 중국 국가대표팀 응원단인 '치우미'는 독보적인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치우미'는 '공에 미친 사람들'이란 뜻으로 무려 1억명 가량의 중국 내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적극적으로 응원에 참여하는 사람은 약 7천만명 정도로 추산되어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응원단'임을 자랑한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의 응원단 이름은 'FSF'(Football Supporter's Federation). 다른 국가와는 달리 특별한 응원도구 대신 박수와 구호, 응원가로만 응원을 진행한다. 잉글랜드의 응원단은 사실 'FSF'보다는 훌리건(Hooligan)이란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축구에 대한 넘치는 사랑으로 과격한 행동을 선보이며 과거에 수많은 참사를 겪기도 했던 잉글랜드의 응원단. 이번 월드컵에서는 어떤 사고(?)를 칠 지 전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잉글랜드와 흡사한 열정적인 응원으로 알려진 '전차군단'독일의 응원단은 'Ground Hoopers'라고 불린다. 각종 엠블럼과 뱃지가 빼곡히 붙여진 소매없는 청재킷을 입고 응원하며 '청재킷 응원단'이라고도 불리는 독일 응원단은 열광적인 응원과 동시에 질서정연한 응원을 자랑한다. 이는 유소년 때 부터 '팬프로젝트'라는 조직속에서 질서정연한 응원문화를 배우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축구에 있어 우리나라와 인연이 깊은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의 응원단은 'The Orange Hooters'이다. '국가대표의 관악밴드'라고 불리는 'The Orange Hooters' 특히 오렌지색 상의를 입은 채 튜바와 트럼펫을 불며 경기시작 전과 하프타임때 연주를 하는데 이 모습은 이미 유럽에서 명물로 자리잡았다.

이 외에도 '질서 정연함'이라는 뜻의 덴마크어인 'Rolig'와 'Hooligan'의 합성어인 'Roligan'이란 이름의 덴마크 응원단, 고유의 노란색 유니폼과 형형색색 카나리아의 모습으로 삼바군단 브라질의 응원을 책임지는 '카나리아 군단'응원단, 막강한 카테나치오 수비로 2006년 독일월드컵의 우승을 차지했던 이탈리아의 'Ultra'등 다양한 응원단이 존재한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선 어떤 국가의 응원단이 마지막 까지 뜨거운 함성을 내지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경닷컴 김병주 기자 kbj8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