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中古) 동선과 동파이프,동부스러기 등을 통칭하는 동스크랩 가격이 급반등했다. 국제 전기동 시세 급락과 함께 지난주 중반 t당 720만~730만원(부가가치세 제외)까지 떨어졌던 상급(上級) 동스크랩은 일주일 만에 t당 100만원가량 뛰었다. 동스크랩 수집상 및 유통상들은 27일 "천안함 사태로 인한 북한 리스크,남유럽 국가 재정위기 등의 영향으로 원 · 달러 환율이 크게 올라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가격이 요동치면서 스크랩 거래는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주일 새 t당 100만원 상승


JS전선 청우테크 풍산금속 등 동선 및 동파이프 업체들이 제품 원료로 사용하기 위해 중고 비철금속 유통상들로부터 사들이는 국내 동스크랩 가격은 최근 일주일 새 등급별로 일제히 t당 100만원 가까이 올랐다. 전력선 교체 등으로 발생하는 상급 스크랩 '밀베리'(Mill Berry) 제품은 지난 19일 t당 720만원 선까지 떨어졌다가 전날 820만원 내외까지 뛰어올랐다. 지난달 말 시세는 840만원 수준이었다.

아파트 철거 과정에서 주로 수거되는 중급 스크랩 'T버치'(T birch)도 지난달 말 t당 800만원에서 지난주 중반 680만원 선으로 하락했다가 전날 770만원 수준으로 반등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이 주범

국내 동스크랩 가격은 런던금속거래소(LME) 등의 국제 시세와 원화 환율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동스크랩은 비교적 간단한 정제과정을 거쳐 동선 등의 제품으로 바로 만들어지는 데다 거래도 대부분 2~3일 안에 현금으로 결제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최근 가격 반등은 원화 환율 상승의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다.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지난 19일부터 원화 환율이 치솟기 시작,전날(달러당 1253원30전)까지 거래일 기준으로 닷새 동안 8.5% 급등했다. JS전선 관계자는 "LME 전기동시세(3개월물)가 19일 t당 6502달러로 단기 바닥을 찍은 뒤 6861달러까지 반등한 것도 동스크랩 가격 상승 원인"이라고 말했다.

◆거래량은 50% 이상 줄어


지난 26일 오전 11시께 중고 비철금속 처리장이 몰려 있는 경기도 부천 고강동.K업체의 집하장은 가격이 올라 물량이 몰려들었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썰렁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반입물량이 줄어들어 비철금속 스크랩 재고물량이 평소의 30%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가격이 급등락하자 중간수집상들이 가격 추이를 지켜보면서 물건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달 거래물량도 평년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종호 이트레이드증권 해외선물팀장은 "유럽 경제 위축과 내년까지는 전 세계 전기동 공급이 수요를 초과할 것이라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국세 전기동 시세는 t당 6000달러대 중반에서 7000달러대 초반 사이에서 등락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