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이 고양이…죽음 임박한 환자 곁엔 꼭 있다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에 있는 스티어하우스는 병원 시설을 갖춘 노인 전문 요양원이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노인의학 전문의 데이비드 도사 박사는 어느 날 치매를 빼면 국가대표급 건강 체질을 자랑하던 앨런 할머니가 갑작히 사망하자 이 요양원에 사는 얼룩무늬 고양이 오스카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품는다.

평소에는 사람들의 눈에 띄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오스카가 의료진조차 예측하지 못한 앨런 할머니의 임종을 유일하게 지켜봤기 때문이다. 상냥하지도 않고 사람들과 친하지도 않은 오스카가 유독 죽음이 임박한 환자들만 찾아가 오랫동안 그들 곁에서 죽음을 지켜본다는 간호사들의 반복적인 증언이 도사 박사의 귀를 열게 했다.

《고양이 오스카》는 도사 박사가 오스카를 통해 전하는 치매라는 병과 가족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임종이 가까운 환자의 병실 문을 발로 긁으며 안간힘을 쓰고,자진해서 환자의 침대 위로 뛰어올라 불침번을 서는 오스카.저자는 오스카가 죽음 직전에 다량 방출되는 화학혼합물의 냄새를 맡고 환자들을 찾아오는 것인지 아니면 특별한 공감능력이나 초능력을 갖고 있는지 확실하게 설명하지는 못한다.

대신 치매에 걸린 41명의 할아버지 할머니,그리고 사랑하는 그들을 떠나보내는 가족들에게 '침묵의 동행'으로 위로를 선사하는 호스피스 봉사자 고양이 오스카를 통해 진실된 사랑과 배려의 소중함을 이야기한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