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한의학으로 다시 태어나다》는 막역한 지기인 안세영 경희대 한의대 교수와 한의사 조정래씨(조정래한의원장)가 한의학의 근본원리를 풀어쓴 인문의학서다. 질병이나 건강식품에 대한 정보를 담는 대신 중풍,두통,비만,변비 등 60개의 주제를 놓고 소우주인 인체의 원리와 조화의 방도를 설명하면서 문사철(文史哲)과 유불선(儒佛仙),천문,지리,인사가 모두 어우러진 동양학의 세계로 안내한다.

한약은 간에 해롭다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 이들은 "만약 그렇다면 우리 모두는 오늘부터 당장 굶어 죽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인삼,녹용만이 한약이 아니라 매일같이 식탁에 오르는 채소와 고기,과일,양념 등 일용의 양식이 모두 한약이기 때문이다. 동의보감》에서 대자연의 각종 천연물을 특성별로 수부(水部),곡부(穀部),어부(魚部),과부(果部),채부(菜部),초부(草部) 등으로 분류해 놓은 것이 이를 말해준다. '음식은 곧 약' 이라는 식약동원(食藥同源)이라는 말도 그래서 나왔다.

한의학의 어려운 개념과 용어들을 일상 생활과 연관시켜 풀어내는 이야기 솜씨가 탁월하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