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마음은 어디 있는가. 천안함 사태 대응 과정에서 이 화두는 핵심이 돼 왔다. 중국이 어떤 스탠스를 취하느냐에 따라 북한이 받을 압박감은 하늘과 땅 차이가 되기 때문에 한국과 미국 등이 중국 마음 돌리기에 집중해 왔다. '냉정과 절제'를 표방하며 모호한 태도로 일관해 온 중국도 북한의 천안함 공격에 대한 국제사회 비판에 조심스럽게 다가서고 있다고 미국의 AP통신이 27일 보도해 주목된다.

AP는 미국 정부 고위관리 말을 인용,북한이 천안함 공격에 응분의 책임을 져야만 한다는 한국의 입장에 중국도 다가설 것이라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정부는 28~30일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한국 방문 기간 중 중국이 그동안 천안함 사태에 대해 견지해 온 중립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북한 비판에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AP는 특히 원 총리가 이번 방한을 통해 천안함 침몰이 북한 소행이라는 국제조사단 조사결과를 중국이 수용한다는 입장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오바마 정부 관리들의 말을 전했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에 분명하고도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데 있어 중국과 러시아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천안함 조사결과에 대해 평가를 내리고 한국을 전폭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중국과 러시아도 똑같은 조치를 취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우리 정부는 원 총리 방한 때 '천안함 설득'에 최우선 방점을 찍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중국 측에 우리의 입장을 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신뢰감'을 주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천안함 조사가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이뤄졌고, 그 결과 북한 소행이 확실히 드러난 만큼 국내 · 국제적인 단호한 대응을 할 수밖에 없음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대통령은 29~30일 제주에서 열리는 한 · 일 · 중(개최국 순서에 따라 표기)정상회의를 포함, 원 총리와 세 번에 걸쳐 공식적으로 마주 앉는 기회를 갖는 만큼 청와대는 중국이 우리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북핵 실험에 따른 유엔 제재 결의안에 대해 중국이 결국 동의한 점도 기대감을 갖게 한다.

그렇다고 중국이 혈맹인 북한을 외면하고 쉽사리 제재에 찬성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제재 이전에 6자회담을 고리로 대화 국면을 유도하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홍영식 기자/워싱턴=김홍열 특파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