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북 반정부 세력을 버스에 실어 북한으로 보내 버리자."(김문수 한나라당 경기도지사 후보)

"군인들이 전쟁날지 모른다고 영정사진 찍고 있다더라."(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후보)

6 · 2지방선거에서 '아니면 말고'식의 고질병이 도지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일을 마치 진실인 양 호도하는가 하면 선동형 화법으로 유권자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유 후보는 지난 26일 안성 시내 서인사거리에서 "만약 한나라당이 이번 선거에서도 이기면 대통령을 비판하는 사람은 다 직장에서 쫓아낼 것이고 노무현 대통령님의 맏상주인 한명숙 전 총리도 감옥으로 끌고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자식들 군대에 보내신 부모님들은 불안하시죠"라며 영정 얘기를 꺼냈다. '영정'이라는 말이 나오자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선 "어머나""아이구"하는 탄식이 나왔다. 유 후보가 "그렇게 전쟁이 하고 싶으면 당신들 자식부터 군에 보내란 말이야!"라고 소리치자 남성 유권자들의 함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기자가 유 후보 캠프 관계자에게 "영정 사진 찍는다는 건 어디서 들었느냐"고 묻자 그는 "유 후보에게 대학생 딸이 있으니까 딸 또래에게 들었을 수도 있고 지지자들에게 제보를 받았을 수도 있다. 정확히는 모르겠다"고 했다.

김 후보도 같은 날 경기 북부지역 선거유세에서 유 후보를 겨냥, "천안함 침몰을 북한이 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이 딱 두 명 있다"며 "김정일과 경기도의 이상한 당에 있는 사람이 소설을 쓰며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이어 "6월2일 친북 반정부 세력을 국민의 이름으로 심판해 버스에 실어 북한으로 보내 버리자"고 말했다. 김 후보 측 손숙미 대변인은 유 후보가 이희호 여사를 방문한 것에 대해 'DJ 찾아 호남표심 구걸하나'라는 원색적인 논평을 냈다.

두 후보 모두 말이 도를 넘은 느낌이다. 본디 '돈은 묶고 말은 풀라'는 게 선거법의 본질이다. 정치인들이 말로 유권자를 설득하는 걸 누가 나무라겠는가. 다만 그 말이 사실인지 유권자들이 당장 확인할 길이 없다는 점을 악용, 원색적인 말로 유권자를 혼란스럽게 하는 건 곤란하다.

정치부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